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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영상] 20·30대 공인중개사 응시율 40%…많이벌면 1억 거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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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직업 꿀직업] 이번 31회 공인중개사 시험은 역대 최다 인원인 34만명이 치렀다. 이 중 2030세대가 총 14만명으로 40%를 차지하며 역대급 응시율을 보였다.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준비하기 위해 중년들이 주로 친다 해 붙은 '중년의 고시'란 별칭도 옛말이다. 객관식 절대평가로 국가자격증 중 문턱이 낮다 보니 답답한 직장생활의 탈출구로, 불안한 미래에 대한 보험으로 응시하는 젊은 수험생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쉽게 딸 수 있다 보니 막상 따고 나서가 문제다. '무한경쟁'이다. 한 해 10000명씩 공인중개사가 쏟아진다. 실제로 공인중개사 자격증 취득자는 40만명이지만 실제 일하고 있는 사람은 약 10만명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인맥도 적고, 인생 경험도 짧은 2030이 공인중개사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꽃직업꿀직업에서 30대 공인중개사 두 사람에게 물었다. 성호건 코드랩 대표(31)는 양평에서 전원주택과 토지만을 전문으로 하는 6년 차 공인중개사다. 임현서 탱커 대표(30)는 작년 10월 단 10일 만에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해 유명세를 탔다. 현재 공인중개사들을 모아 부동산 관련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탱커'를 운영하고 있다.




한 해 10000명씩 늘어나...무한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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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공인중개사가 5060세대가 노후 대비로 따는 자격증이란 이미지가 강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2030도 많이 따고 있다.

▷임현서 대표=먹고살기 힘들어서인 것 같다. 독립적으로 일을 하면서도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도전하는 것 같다. 취업을 준비하다 도전하는 경우도 있고, 직장을 다니면서 응시하는 분도 많은 것 같다.

-공인중개사가 한 해 10000명 정도 뽑는다. 국가 자격증 중 많이 뽑는 편이다. 경쟁 치열하지 않은가.

▷임 대표=실제로 국가공인 자격증 중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한다. 실제 개업한 공인중개사가 10만명 정도라고 하는데, 자격증 보유자는 40만명이다. 대부분의 자격증이 장롱 속에 있는 셈이다. 시장 경쟁 강도는 절대 낮지 않다.

-자격증 따기만 하면 바로 현업에서 일할 수 있나.

▷임 대표=실무 교육을 한 4일 정도 이수하면 바로 일할 수 있다. 따서 바로 일하기에는 좋은 자격증이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공인중개사가 국내 시장에서는 전문성이 강한 직업이라고 인식되진 않는다. 그러다 보니 진입장벽도 상대적으로 낮고 그래서 바로 일하러 나서는 분들이 유독 많은 것 같다.

-공인중개사를 하면 먹고 살 만한가.

▷임 대표=저는 아직 딴 지 1년이 되지 않아 제 경험을 말씀드리는 건 어렵다. 다만, 저희 직원 중 현업에 계시다 온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만만치는 않다고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볼 만하다고도 한다.

▷성호건 대표=먹고살 만하다는 데는 동의한다. 지역 편차도 크다. 그때그때 이슈마다 차이가 많이 난다. 다만 젊은 사람들이 주의해야 할 건 한 번에 큰돈을 벌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중개 수수료라는 게 큰 건을 계약하면 많게는 1000만원 단위까지 들어오다 보니 순간적으로 돈을 헤프게 쓸 수 있다. 하지만 이 업이 경기 흐름을 타기 때문에 잘 조절하지 못하면 어느 순간 너무 힘들어질 수 있다.


온라인 마케팅 중요해지면서 2030 유리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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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중개사를 하면 인맥이 필요할 것 같다.

▷임 대표=솔직히 넓으면 넓을수록,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건 맞는다.

▷성 대표=젊은 사람의 경우 신혼부부가 많으니 아파트 전·월세도 할 수 있겠지만 나이 많은 분 인맥이 있으면 거래하는 물건의 액수가 높아지고 중개수수료는 그 금액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확실히 풀이 달라지면 벌이도 달라진다.

-처음 시작할 때부터 인맥이 있었나. 인맥을 만드는 방법은.

▷임 대표=제 또래 지인들은 벌써부터 제가 중개사 자격증을 땄다는 소식을 듣고 이런저런 질문을 한다. 내가 중개사인 사실을 다른 사람들이 많이 아는 게 상당히 중요한 것 같다. 자연스럽게 거래로 이어질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또 자신의 가족, 친지, 지인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본인이 중개사인 걸 알리는 게 모든 영업의 시작이 아닐까. 사실 강남처럼 큰 금액이 오가는 부동산의 경우 이런 인맥 관리를 철저히 한다. 명절 때 손편지를 보내는 부동산도 있다고 알고 있다.

▷성 대표=한 분을 잘 터놓으면 인연이 이어지기도 한다. 첫 꼬마빌딩 거래가 굉장히 어려운 거래였는데 성사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분이 자산이 갖고 있다고 말했던 액수보다 많이 부족해 대출을 훨씬 더 많이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대부분 은행에서 대출이 어렵다고 했다.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발 벗고 나서서 은행 지점장만 기억이 안 날 정도로 많이 만났다. 계약이 잘 이뤄지고 나니 그 은행 지점장 분 중 한 분이 좋게 보셔서 손님을 계속 소개시켜주더라.

-아무래도 중개업이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 한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젊은 사람이 하기에 어렵지 않나.

▷임 대표=추세가 바뀌고 있다. 공인중개사 시험에 응시하는 수험생 연령대도 점점 낮아지고 있고, 실제 시장이 전반적으로 젊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무엇보다 마케팅 방법이 변화했다. 20년 전만 해도 온라인 마케팅 채널이 전무했다. 지금은 네이버 블로그, 중개 사이트에서 확인하고 접근하기 때문에 젊은 사람들에게도 기회가 열려 있다.

-일하면서 어리다고 차별받은 경험은 없나.

▷성 대표=오히려 더 환영받았다. 5년 전 수험생활을 할 때만 해도 학원에 20·30대가 저를 포함해 5명밖에 없었다. 공부할 때 어른들께서 "젊은 사람이 빠르지, 잘하지" 이런 말씀을 했는데 현업에서도 그런 이미지가 있다. 오히려 '젊다'는 점을 잘 이용하면 "빠릿빠릿하고, 열정 있다"는 점을 어필해서 더 환영받을 수 있다.


주기 타는 부동산 시장…불황 시기를 어떻게 이겨낼지도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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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부동산 시장이 호황이었으니 많이 벌었을 것 같다.

▷성 대표=저는 양평에서 공인중개사 업을 하고 있다. 솔직히 재작년에는 장이 좋지 않아서 많이 힘들었다. 그런데 작년에는 코로나19 이후로 전원주택이나 토지 쪽을 찾는 분들이 늘어서 솔직히 많이 벌었다. 올해는 어떨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호황과 불황의 주기가 어느 정도 되나.

▷성 대표=5년 사이에는 정부 정책이 많이 왔다 갔다 하지 않았나. 그래서 최근에는 주기가 많이 짧았던 것 같다. 일반적으로는 부동산은 10년 주기라고 한다.

-10년 주기면 너무 길다. 10년 잘 벌고, 10년 못 벌고 그런 건가.

▷성 대표=그건 아니다. 사실 장이 좋지 않다고 하더라도 자기가 맡은 지역을 잘 브랜딩하면 거래는 계속 일어난다. 그래서 젊은 사람들이 더 많이 했으면 하는 직업이기도 하다. 아무래도 젊은 사람들이 브랜딩이나 마케팅 측면에서 특화해 나갈 수 있다.

▷임 대표=시장의 흐름을 타기 때문에 한동안 규제 이후에는 거래량이 없다가 참다 참다 거래가 터져 나오면 돈을 버는 구조다. 실제로 개업 공인중개사 숫자도 통계적으로 보면 주기를 탄다. 몇 년 동안 거래가 없으면, 예컨대 2014년 전후로 해서 거래가 많이 없었는데 그때 폐업이 많았다. 그러면 경쟁 강도가 조금 낮아져서 숨통이 트인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이 계절적인 특성을 잘 생각해 경제활동을 해야 한다. 시장에 거래가 없으면 솔직히 중개만으로 생업을 이어나가기 어려운 현실이다. 이 시기를 어떻게 견뎌낼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 시즌을 어떻게 준비하나. 부업을 하는 건가.

▷임 대표=이른바 컨설팅을 통해 분양 업무를 하는 경우도 있다. 본인이 글 쓰는 재주나 리서치 능력이 있으면 이 역시 병행할 수 있다. 혹은 경매 사업 등에 뛰어드는 분도 있다. 공인중개사 자격증 자체가 겸업을 허용하기 때문에 기회는 굉장히 다양하다.

▷성 대표=실제로 주변에 중개사를 하시면서 치킨 장사를 하는 분도 있다. 부동산 관련 다른 사업으로 풀어나가시는 분도 많다. 컨설팅, 강의, 책 저술 등 여러 활동을 병행하면 좋을 것 같다.


휴일 없이 24시간 개점 상태…연봉 1억원 이상 벌기도




-연봉을 공개해 주실 수 있나. 주변을 보면 공인중개사 평균 연봉은 어느 정도인가.

▷임 대표=제 연봉을 공개해드리는 건 의미 없을 것 같다. 아직 중개를 하고 있지도 않은 데다 회사를 창업해 대표로서 월급을 받고 있어서다. 직원 사례를 말씀드리면 회사에 들어오기 전 1년 동안 개업해서 중개수수료로 6000만원 정도 벌었다고 한다. 여러 비용을 제하고 나면 절반 조금 남는 것 같다고 하더라. 이분은 서른이 채 안됐고 처음에 딱 자격증을 따고 1년 해본 결과다. 매매는 전혀 안 하고 전·월세만 했다고 한다. 다른 한 분은 공인중개사무소 소속으로 들어가서 광고와 마케팅은 대표가 부담을 하고 본인은 소속 공인중개사로 활동한 경우인데 1년 동안 8000만원 정도의 중개수수료를 벌었다고 한다. 그중 절반을 가져가는 구조였다. 이분 역시 매매는 전혀 하지 않고 전·월세만 한 경우다.

▷성 대표=보통 격차가 많이 나서 평균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다만 젊은 사람 중 열심히 하는 기준으로 보면 5000만~8000만원 사이가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정말 잘하는 분 중에는 1억~2억원 그 이상 버시는 분도 많다. 사실 연봉 1억원 넘게 버는 분도 상당하다.

-돈 잘 버는 공인중개사가 되려면.

▷성 대표=공인중개사도 결국은 소상공인 중 하나다. 모든 업종이 그렇듯이 잘하고 못하고의 차이는 마케팅과 브랜딩에서 나온다. 열심히 똑같이 블로그 작업을 해도 투데이 수가 어떤 사람은 하루에 15명 정도, 어떤 사람은 200~300명, 스타급은 1만명이 유입되는 사람도 있다.

-공인중개사 워라밸은 어떤가. 자유롭게 시간을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임 대표=주변 젊은 중개사분들을 보면서 느끼는 건데 휴일이 없다. 사시사철 365일 일한다. 제 회사에 입사한 공인중개사 분도 입사한 이유 중 하나가 기본적으로 개인 공인중개사는 휴일이 없으니까 너무 힘들어서라고 한다. 항상 전화 응대를 해야 하고, 고객이 주말에라도 계약을 하고 싶다면 나가야 한다. 또 주말에 일했다고 평일에 가게를 마냥 닫을 수도 없다. 돈도 많이 벌 수 있지만 상당히 업무 강도가 높다는 걸 염두에 뒀으면 좋겠다

▷성 대표=9 to 6 못한다. 9 to 9이다. 손님들은 시간이 언제인지 신경 쓰지 않고 문의한다. 일한 만큼 버는 거니까 또 경쟁이지 않나. 다른 사람들은 주말과 저녁에도 전화를 받는데 내가 안 한다는 건 뒤처지는 일이다. 그러니 결국 하게 된다. 그런 직원을 구하기도 쉽지 않고 자기가 대표거나 사장이면 결국 24시간 일하게 되는 것 같다.

-공인중개사란 직업의 장점과 단점을 하나씩 꼽아주면.

▷성 대표=앞서 말했듯이 본인 시간이 진짜 사라진다. 영업 서비스 마인드가 없으면 할 수 없는 직업이다. 또, 제가 학생 때 공인중개사 합격 후 한 교수님으로부터 '기획부동산 아니냐'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상처받기보다는 황당했다. 이미지가 계속 변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정적인 시선이 없는 건 아니다. 생각보다 리스크가 큰 시장인 것도 단점이다.

▷임 대표=공인중개사의 장점은 어마어마한 시장 크기와 기회라고 생각한다. 부동산 서비스 산업 시장 자체가 굉장히 크고, 거기에 또 젊은 분들이 해나갈 만한 것들이 아직 많이 있다. 단점이라 하면 성 대표가 말한 것처럼 중개사 자격증에 대한 인식, 그리고 중개업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그렇게 우호적이지 않다. 이 역시 함께 개선해 나가야 할 부분일 것 같다.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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