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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6 (목)

팬데믹 이긴 유통채널 비결 "프리미엄이거나 1달러 초저가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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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7일(현지 시간) 뉴저지주 패러무스(Paramus)에 있는 ‘달러트리(DollarTree)’ 매장. ‘미국판 다이소’라고 할 수 있는 달러트리는 염가에 물건을 파는 유통 체인이다. 평일 아침 시간인데도 꽤 많은 사람들이 계산대에 줄을 서 있었다. 매장 내 전시 물건에 특별한 가격 표시는 없다. 모든 물건이 1달러기 때문이다.

달러트리는 온전히 1달러짜리 물건만 파는 유통 체인이다. 제조 업체들은 달러트리를 위해 소형 포장을 별도로 만들기도 한다. 1986년 ‘온리1달러’라는 체인점을 내기 시작한 이래 34년이 흘렀다. 1993년 브랜드를 달러트리로 변경했다. 그간 물가가 엄청나게 올랐지만 이곳에서 파는 물건 가격은 여전히 1달러다. 달러트리는 뉴욕, 필라델피아 등에 유사한 유통 체인을 사들이며 공격적으로 사세를 확장해왔다. ‘패밀리달러(FamilyDollar)’라는 별도 유통 체인도 있는데 1달러 품목뿐 아니라 10달러 이하 물건을 취급한다. 패밀리달러가 다이소 모델과 더 가깝다.

달러트리는 온라인 숍이 따로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뒀다. 팬데믹 초기에는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것이 공포 그 자체였다. 당연히 매출이 급락하고, 온라인 채널이 없는 달러트리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는 그 반대였다. 달러트리 주가는 지난해 11월 24일 하루 동안 14.1% 급등해 111.35달러를 기록했다. 이후 최근 110달러 안팎 수준을 유지 중이다.

매경이코노미

미국 뉴저지주 패러무스에 있는 ‘달러트리’ 매장 모습. <박용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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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제너럴 영업이익 70% 늘어

달러트리 年매출 250억달러 육박

주가가 급등한 것은 이날 예상을 뛰어넘는 3분기 실적 발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달러트리의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29.9% 늘어난 3억584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3분기 누적 매출액은 187억4000만달러. 분기 평균 매출을 고려하면 지난해 한 해 동안 약 240억~250억달러 매출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1달러짜리 물건을 연간 200억개 넘게 팔고 있다는 얘기다. 1~3분기 영업이익은 12억63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9% 증가했다. 미국 전역에서 1만5000개 넘는 매장을 운영 중이다. 코로나19 직후인 지난해 3월 70달러가 붕괴됐던 주가는 새해 들어 110달러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달러트리보다 규모가 크고 이 분야 1위인 ‘달러제너럴(DollarGeneral)’ 역시 큰 폭의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해 1~3분기 매출은 253억32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3% 성장했다. 영업이익(26억8200만달러)은 69.6% 늘어났다. 매출 증가폭보다 더 큰 폭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달러제너럴 주가는 지난해 3월 140달러 이하로 떨어졌지만 곧 회복했고 현재는 210달러 안팎에서 거래 중이다.

오프라인 유통 채널이라 하더라도 코스트코 같은 프리미엄 유통 채널과 달러트리 같은 초저가 유통 채널은 팬데믹 상황에서 살아남았다. 이는 유통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프리미엄 전략을 쓰거나 초저가 전략을 쓰지 않으면 생존하기 애매해진다는 사실이다.

[뉴욕 = 박용범 특파원 life@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93호 (2021.01.20~2021.01.2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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