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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롤러블' 슬쩍 보여줘 호평 받더니…폰 접을수있다는 LG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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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LG전자가 11일 오후 10시 온라인으로 열린 세계최대 IT전시회 소비자가전쇼(CES) 2021 LG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공개한 차세대 전략 스마트폰 'LG롤러블'의 구동모습. [영상 LG전자]


LG전자가 누적 적자 5조원이 넘는 스마트폰 사업에 대해 전면 재검토한다고 발표하자, 최근 모바일 시장에서 시선을 모았던 롤러블폰의 출시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초 3월 출시가 예상됐는데, 지금은 연내 출시조차 불투명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LG전자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소비자가전쇼(CES 2021)에서 LG롤러블을 소개하는 영상을 8초가량 공개했다. 디스플레이가 종이처럼 돌돌 말려있다가 펼쳐지면서 확장되는 콘셉트로 국내외 전문가들의 호평을 받았다.



불과 8초 영상으로 기대감 높여



티저 영상만으로 롤러블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고조된 지 열흘도 채 안 된 지난 20일, LG전자는 돌연 '적자 행진'을 이유로 스마트폰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시장에서는 사실상 스마트폰 사업을 중단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소비자들은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롤러블폰의 출시 여부를 명확히 밝혀달라"며 재촉하고 있다.

LG전자는 21일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부를 매각·철수하는 게 아니라 전면 재검토하는 단계일 뿐"이라면서 "롤러블폰 개발은 진행 중이며, 올해 안에 출시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 일부에서는 "롤러블폰은 상용화까지 해결해야 할 기술적 난관이 많고, LG전자는 사실상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시사한 상황"이라며 "'LG롤러블'의 출시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관측이 나온다.

티저 영상만 공개한 것을 두고는 LG전자가 매각을 앞두고 몸값을 올리기 위한 포석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LG전자가 롤러블폰의 세부 사양이나 가격·발표 시점 등 구체적인 정보는 밝히지 않은 채 영상으로 기술적 우위만 보여주며 시장의 기대감만 높였다는 얘기다.

중앙일보

LG전자가 11일(현지시간) 개막한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소비자가전전시회) 2021'에서 공개한 롤러블(둘둘 말아 접는 형태) 스마트폰의 펼쳐진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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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에선 "출시 불투명" 관측하기도



향후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부를 매각하거나 대폭 축소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리면, 롤러블폰 개발을 지속할 이유가 사실상 없다. 업계 관계자는 "권봉석 LG전자 사장은 '고용 유지'를 밝혔지만, 인력 재배치 등 업무 조정이 불가피한 만큼 양질의 기술 인력이 롤러블폰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LG전자에 남아있을지도 의문"이라고 전했다. LG전자는 MC사업부의 운영 방향이 결정되면 구성원에게 투명하고 신속하게 공유한다는 방침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LG전자가 CES 2021에서 영상을 공개한 것은 롤러블폰 상품 출시 예고가 아닌 기술력 확보를 인증받기 위한 행동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 센터장은 "LG전자는 롤러블폰 개발 기술을 분명히 갖고 있지만, 상품으로 출시하기까지 기술적 시행착오 등을 극복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상태일 것"이라며 "수많은 아이디어가 기술력 확보와 상품화 중간 단계에서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롤러블폰 출시 여부와 관계없이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정리하는 것에 대한 시장 전망은 밝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할 경우, 올해 예상되는 영업이익은 기존 3조5000억원에서 4조200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LG전자 주가는 11.38% 상승한 18만6000원으로 마감했다. 사흘 연속 상승으로 시가총액은 30조2700원으로 늘었다. 하이투자증권(23만원)과 삼성증권(22만원), 한국투자증권(22만원) 등은 LG전자의 목표 주가를 20만원대로 높였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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