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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19대 대통령, 문재인

'북미대화' '시진핑 방한' '위안부' 모두 안갯속인데…文 5년차 조급함만 드러낸 외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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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핵심 과제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바이든 '무관심' 속 '북미대화 조기 재개'?

'시진핑 방한'도 불투명

또 다시 한·일 뇌관 된 위안부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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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21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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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가시적 성과 거양을 위한 외교적 노력 강화.” 외교부는 21일 진행된 2021년 주요업무 보고에서 올해의 첫 번째 핵심 추진과제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꼽았다. 지난 2019년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멈춰버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재가동하는 데 문재인 정부 5년 차의 외교적 승부수를 걸겠다는 취지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 역시 이날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한 첫 출근길에서 “문재인 정부가 그동안 추진해 온 외교정책이 잘 마무리되고 또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외교부는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상 불발 이후 제재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난 등으로 잔뜩 움츠린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낼 구체적인 방법론은 제시하지 못했다. 그저 ‘북한과의 대화 여건 조성’이 중요하다며 그 수단으로 “한ㆍ미 간 긴밀한 조율 및 중ㆍ일ㆍ러 등과의 협력”이라는 원칙론에 가까운 방향만 제시할 뿐이었다. 남북 간에도 지난해 6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상호 간 연락 채널이 끊겼고, 사실상 대화가 단절된 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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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 연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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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진전시키기 위해 북ㆍ미 대화 조기 재개를 언급한 대목에선 정부의 조급함이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당사자인 미국이 내부 혼란 수습 등이 우선이란 입장이다. 20일(현지시간) 취임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취임사를 통해 “내 모든 영혼은 미국을 다시 합치고 통합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사에선 북한 문제에 대해선 일체 언급이 없었다.

북한도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 방향이 나올 때까지 상황을 지켜볼 가능성이 크다. 미국에서 새 행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섣불리 대화하자는 수를 둘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대화 조기 재개를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은 제한적이란 지적이다. 황준국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바이든 행정부 입장에서 북핵은 직접적인 위협이 되기 때문에 중요한 문제겠지만 행정부 전체의 어젠다에선 후순위로 밀려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 정부가 아무리 강한 의지를 갖고 있어도 키를 잡고 있는 것은 미국이기 때문에 북한 비핵화를 장기적 과제로 보고 있는 미국 측과 보조를 맞추고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 오히려 현명한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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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월 G20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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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의 또 다른 새해 핵심과제 중 하나는 한ㆍ중 간 교류·협력의 전면적 복원이다. 2022년에 한ㆍ중 양국은 수교 30주년을 맞는 데다 2021~2022년을 상호 문화 교류의 해로 지정한 만큼 올해는 우호적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는 최적의 시기로 평가된다. 다만 사드 배치와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등 한ㆍ중 간 핵심적인 갈등 사항이 해결되지 않은 탓에 문화 교류가 외교적 관계 복원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실제 한ㆍ중 관계 개선의 가늠자로 불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해 시 주석의 방한이 성사되지 못한 이유로 코로나19를 언급하며 “정치적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전염병 환경이 지속해서 유지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또 “우리 외교부의 입장은 (시 주석 방한을) 지속해서 추진한다는 것이고 중국과도 이견이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해 11월 방한 당시 시 주석에 대한 국빈 방문 시점과 관련 “꼭 코로나가 끝난 뒤라고 볼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완전히 통제하는 것이다. 무엇이 완전한 통제인지는 양측이 협의할 수 있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완전한 통제’의 기준을 양측이 협의할 수 있다는 발언은 코로나19 상황 뿐 아니라 정무적 판단을 더해 시 주석의 방한을 고려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당시 중국 외교부는 공식 발표에서 시 주석의 방한은 언급하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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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한국 법원의 위안부 판결 직후 일본 외무성에 초치된 당시 남관표 일본 주재 한국대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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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는 점차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한ㆍ일 관계 역시 과거사 문제와 현안을 분리해 접근하는 ‘투트랙 외교’를 방향으로 정하겠다는 정도 외엔 해법을 제시하지 못했다. 지난 8일 위안부 피해자에게 1인당 1억원을 배상하라는 한국 법원의 판결 이후 양국 간 긴장감은 다시 고조된 상태다. 이와 관련 외교부 관계자는 일본과 어떤 대화 노력을 하고 있냐는 질문에 “올해는 양국에 신임 대사가 각각 동경과 서울에 부임하고, 두 분은 한ㆍ일 관계에 각별한 애정과 역량이 있다”며 “코로나19로 직접 방문은 제한적이지만 대사관을 통해 지속해서 서로 간에 각종 사안을 깊게 논의할 것”이라고 답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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