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9 (목)

美, 바이든 정부서도 중국과 싸운다… 단, '동맹'과 함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청문회서 장관 지명자들 강경 발언 쏟아져
정보국 수장 헤인스 "中, 정보ㆍ무역 적국"
中 "反中세력이 루머 유포… 냉정한 판단을"
한국일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가 19일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 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미국의 대(對)중국 압박 노선은 변함없을 전망이다. 인준 청문회에서 장관 지명자들의 강경 발언이 쏟아졌다. 다만 중국과 맞장을 뜨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동맹들과 힘을 합쳐 싸우는 방식일 것으로 보인다.

19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이날 상원 인준 청문회에 출석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지명자는 중국이 가장 중대한 미국의 도전 과제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트럼프 정부의 대중 강경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블링컨 지명자는 “많은 분야에서 그가 진행한 방식에는 매우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기본 원칙은 올바른 것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한결같은 건 인권에 대한 입장이다. 블링컨 지명자는 위구르족 등 신장지역 내 소수 민족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정책이 집단학살에 해당한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규정에 동의했다. 강제 노동에 연루된 중국 제품의 수입을 막을 방법을 찾고 중국이 추가 억압에 쓸 수 있는 기술의 수출도 막겠다고 약속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하루 앞두고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활용 가능한 사실을 세심히 검토한 결과 공산당의 지시ㆍ통제 속에 중국이 신장에서 무슬림 위구르족과 다른 소수 민족을 상대로 집단학살을 저질렀다고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 지명자의 메시지 역시 비슷했다. 청문회에서 그는 사실상 중국을 겨냥, “외국 정부가 무역에서 우위를 얻기 위해 통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는 모든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불법 보조금과 덤핑, 무역 장벽 등을 거론하며 “중국의 불공정하고 불법적인 관행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도 했다. 경제ㆍ무역은 트럼프 정부 4년 내내 미국ㆍ중국이 가장 첨예하게 대립한 분야다.
한국일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초대 국가정보국(DNI) 국장으로 지명된 애브릴 헤인스가 19일 상원 정보위원회 인준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 지명자의 태도는 더 단호했다. 그는 청문회에서 ‘중국을 적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바이든 대통령이 전반적으로 중국을 ‘글로벌 경쟁자’로 보고 있지만 정보 활동과 무역 분야에서 중국은 “확실히 적국”이라고 단정했다. 중국의 불공정과 불법, 공격적ㆍ강압적 행동은 물론 인권 침해에 대응하려는 노력을 더 잘 뒷받침하기 위해 정보력을 활용하기를 원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북한 비핵화를 위해서는 중국과 협력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지명자도 마찬가지였다. 청문회에 맞춰 상원 군사위원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서에서 ‘중대 도전’, ‘추격하는 도전’ 등 표현으로 강경 대응 의지를 피력했다.

이렇게 일관된 방향성 속에 달라지는 건 전략이다. ‘일대일’ 대결은 오히려 중국의 힘만 키웠다는 게 바이든 행정부의 평가다. 블링컨 지명자는 중국과의 경쟁은 유리한 위치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미국이 동맹과 조율하고 국제 기구를 이끌 때 나오는 거라고 강조했다. 옐런 지명자 역시 “동맹과 협력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 방식 대신 동맹국과의 다자 협력을 통해 압박하겠다는 뜻을 옐런 지명자가 내비친 거라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바이든 정부 핵심 관료 지명자들의 공세적 언급에 중국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브리핑에서 블링컨 지명자의 신장 인권 문제 발언에 대해 “신장 문제 관련 미국 내 오해의 원인은 폼페이오 장관 등 반중국 세력이 퍼뜨리는 루머”라며 “미국의 새 행정부가 이성적이고 냉정한 판단을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시각물_조 바이든· 美 행정부 인준청문회 일정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