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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전생에 나라 구해야…" 공공기관 채용경쟁률 1000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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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지난해 고용시장 충격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나쁜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시민들이 실업급여 설명회를 듣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2021.1.11.한주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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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한 민간기업 채용 동결의 반사효과로, 공공기관 정규직 취업 문턱이 '1000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역대급으로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같은 현상이 기술직보다 행정직(일반직· 사무직·관리직)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공공기관 일자리에서도 '문송합니다'(문과라서 죄송합니다)가 그대로 재현됐다

20일 기획재정부 공공기관 경영공시시스템(알리오)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채용이 진행된 정부 산하 공공기관 정규직 행정직 가운데 500 대 1의 경쟁률을 돌파한 곳만 9곳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11월 신입직원 채용공고를 냈던 한국조폐공사의 경우 5급 일반직 2명을 채용하는 자리에 1951명의 정년 구직자가 쏠리며 1000 대 1이란 역대급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의 경우 6급 행정직 1명을 채용하는 자리에 863명이 지원했고, 한국가스안전공사는 5급 행정직 2명을 뽑는데 1441명이 지원하기도 했다.

'비정규직 정규직화'로 형평성 논란을 빚었던 인천국제공항공사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진행된 사무직 계열 채용에서 204 대 1이라는 경쟁률을 보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360개의 정부 산하 공공기관 중 무려 265개의 공공기관 행정직군이 100 대 1의 채용 경쟁률을 훌쩍 상회하며 문과생들 사이에서 '신의 직장'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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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주요 공공기관 채용 경쟁률 [사진 출처 = 기획재정부 공공기관 경영공시시스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민간 기업 채용이 얼어붙자 청년 구직자들이 공공기관 채용으로 쏠림 현상을 보인 결과다. 실제 지난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자 수는 2690만 4000명으로 전년보다 21만 8000명이 줄어들었다. 외환위기인 1998년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청년 체감 실업률은 25.1%를 기록하며 코로나19로 인한 고용절벽을 고스란히 나타내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민간 부분 채용이 안열리니, 재정 통해 만든 공공기관 일자리가 구직자를 흡수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러나 수백대 일의 경쟁률이란 수치로 확인할 수 있듯, 공공기관 일자리 증설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민간 노동 시장에서 청년 구직자를 흡수할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연공서열에 따른 경직적인 노동시장이라 이처럼 임금과 생산성이 괴리되는 현상이 계속되는 한 민간 시장에서의 청년층 채용은 앞으로도 계속 쉽지 않을 것"이라 지적했다.

현재 2030 세대가 코로나19에 따른 채용절벽으로 '잃어버린 세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진다. 오계택 한국노동연구원 기획조정실장은 "앞서 이미 IMF 세대가 있었고 10년 주기로 잃어버린 세대들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렇게 1년,2년 지체되는게 노동시장에 중장기적으로 10년, 20년 악영향을 미친다"며 "우리 나라 같은 경우 젊은 시기에 역량을 엄청나게 끌어올려서 이걸 평생 활용해가는 구조인데, 고용절벽이 나타나면 한껏 끓어올린 역량을 사용할 기회가 없으니 퇴화해버리는 격이다. 개인 차원 뿐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인적 경쟁력이 크게 훼속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윤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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