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진보매체 “文 대통령, 위안부 판결 집행불가 입장 표명 필요”

일본 매체가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 정부에 위안부 피해자 배상을 명한 한국 법원 판결은 집행할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진보 성향의 아사히신문은 20일자 ‘문 대통령 회견, 해결에 실효적 행동을’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위안부 판결과 관련해 "일본 정부의 자산 압류로 발전할 가능성이 거론돼 (일본 내) 일부 여론이 과열되고 있다"며 이런 주장을 내놨다.

문재인 대통령 기자회견. /조선DB

이 신문은 문 대통령이 일제 징용 노동자 배상 판결과 관련해 일본기업의 한국 내 자산 현금화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것을 언급하면서 "(위안부 판결도) 국제조약상 판결을 그대로 집행할 수 없다는 것을 표명해 사태를 진정시키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신문은 일본 정부에 대해서는 "한국의 국제법 위반이라고 뿌리치기만 할 것이 아니라 겸허한 자세로 대화에 임하는 자세가 불가결하다"며 역사 문제와 관련한 진상규명 등에도 적극적으로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또 문 대통령이 일본 기업 자산 현금화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배경에 대해 양국 외교 당국 간 협의에서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선택지가 제시돼 "남은 것은 정치 판단"(청와대와 가까운 관계자 발언)이라는 상황이 있다고 분석했다.

관련해 보수 성향의 요미우리신문은 징용 배상 판결로 압류된 일본 기업의 자산을 한국 정부가 매입한 뒤 일본 기업에 반환하는 안이 한일 양국 정부 사이에서 부상하고 있다고 전날 보도했다.

그러나 징용 소송의 원고 중 일부가 일본 기업의 배상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어 ‘피해자 중심주의’를 내건 문 대통령이 원고를 어디까지 설득할 수 있을지를 의문시하는 견해도 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이상빈 기자(seetheunsee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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