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겁고 재미없는 주식'으로 알려진 삼성전자가 새해 들어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의 차익실현성 매도 공세에 동학개미들의 매수세가 맞붙은 전쟁터가 되면서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20일 증권가에 따르면 연초 이후 전날까지 삼성전자의 일간 주가 변동폭은 4.22%를 기록 중이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519조3711억원이다. 일간 주가 변동폭이 4.22%라는 것은 삼성전자 시총이 하루 장중에만 코스피 17위 SK(21조7413억원) 규모만큼 움직였다는 뜻이다.
삼성전자의 장중 변동성은 이달 들어 눈에 띄게 확대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에 따른 역사적인 폭락장과 급반등장이 동시에 펼쳐진 지난해 3월의 4.81%에 육박하고 있다.
직전 4개월인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는 각각 1.83%, 1.66%, 2.46%, 2.24%를 기록했다. 현재는 이보다 2배 정도 변동성이 커졌다.
특히 지난 8일과 11일에는 장중 변동폭이 8%를 넘기도 했다. 시총으로 환산하면 코스피 8위 셀트리온(42조1868억원) 정도의 규모다. 전날에도 장 초반 1.65%까지 떨어졌다가 곧바로 상승 전환해 장 후반 3.53%까지 상승폭을 키웠다. 앞서 18일에는 장 초반 -0.80%이던 낙폭이 이재용 부회장의 실형 판결로 4.43%까지 확대됐다.
이같은 삼성전자의 변동성 확대는 삼성전자를 두고 기관·외국인의 매도세와 개인들의 매수세가 정면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관과 외국인이 누르면 개인이 다시 끌어올리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올해 들어 기관 투자자와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각각 3조9311억원, 1조9847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은 5조7455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과 외국인의 순매도 1위 종목이자 개인의 순매수 1위 종목이다.
기관·외국인과 개인의 대결 속에 삼성전자의 이번달 거래량은 이미 5억2558만주로, 지난달 전체의 5억2999만주에 육박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최근의 변동성 장세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는 "시가총액 500조원이 넘는 삼성전자 주가가 9% 올랐다가 삽시간에 상승폭을 모두 반납하는 이런 상황이 정상일까"라며 "시와 분 단위로 매매하는 전문 트레이더가 아니라면 이런 상황은 일반적인 투자자들에게 아찔한 기분이 들게 한다. 아무리 본인이 장기 투자자를 자처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이면 잠시 시장에서 빠져나와 관망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kdk@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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