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중국신문망과 펑파이 신문 등에 따르면 루는 조각가 선배들이 사람 머리카락에도 글씨를 새기는 걸 보고 감명을 받아 조각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가 조각을 공부하기 시작한 건 15년 전의 일이다. 어린 나이에 매일 아침 8시부터 저녁 9시까지 조각 공부에 매진해 범상치 않은 기술을 몸에 익혔다.
중국에서 0.15㎜ 직경의 소털에도 글씨를 새기는 조각가가 화제다. 수 십배 이상으로 확대해서 본 소털 위의 글씨(오른쪽)[중국신문망, 펑파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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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씨를 새길 때는 최대한 순백색의 털을 선택하는 것이 포인트라고 한다. 조각 작업을 한 이후에 색을 입혀 글씨를 도드라지게 한다. 소털의 직경은 보통 0.15㎜다. 루가 사용하는 조각칼은 소털보다 얇게 끝을 뾰족하게 갈아 만든 것으로 그가 직접 제작했다.
소털에도 글씨를 새기는 중국의 조각가가 화제다. 그가 재료로 쓰는 소털.[펑파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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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는 "사실상 보지 못하는 상태에서 조각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조금만 부주의해도 조각칼이 미끄러져 털이 끊어지기에 애를 먹는다"고 말했다.
수십 개의 털에 글씨를 새겨도 중간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아 작품으로 남는 건 1~2개 정도라고 한다.
수 십배 이상으로 확대해야 겨우 보이는 소털 위 글씨. 2021년 소의 해를 맞아 '소의 해는 크게 길하다(牛年大吉)'라는 글씨와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펑파이] |
털에도 글씨를 새기는 수준이니 도장 크기의 상아에 한자 600자 정도를 새기는 건 기본이다.
상아 도장에 한자 600자를 새긴 작품. [중국망, 하오칸 동영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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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파이 신문에 따르면 그의 대표작은 3년에 걸쳐 완성한 반지 위의 '심경(心經)'이다.
260개의 한자를 새겨넣은 '심경' 반지는 한 번 완성했다가 마음에 들지 않아 표면을 전부 갈아엎은 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바람에 3년의 세월이 걸렸다고 한다.
그가 3년 걸려 완성한 '심경' 반지. [화상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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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에게는 아직 이루지 못한 꿈이 하나 있다. 그에게는 7개월 된 딸이 있는데 딸의 배냇머리(태어난 후 한 번도 깎지 않은 갓난아기의 머리털)에 글씨를 새기는 것.
중국에서 0.15㎜ 직경의 소털에도 글씨를 새기는 조각가가 화제다. 미세한 글씨를 새겨 넣는 모습. [중국신문망, 하오칸 동영상] |
딸의 배냇머리에 아이가 태어난 때와 이름을 새겨 성인이 됐을 때 선물하는 게 그의 목표다. 하지만 갓난아이의 배냇머리는 워낙 무르고 얇아 조각하기 어렵다. 루는 "능력을 충분히 연마한 뒤 조각하려고 한다"면서 이를 위해 딸의 배냇머리는 고이 간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유진 기자·장민순 리서처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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