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돌나세르 헴마티 이란 중앙은행 총재는 현지 시간으로 19일 블룸버그 통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 당국은 동결 자금을 풀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약속했지만, 그들이 이런 약속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고 비판했습니다.
햄마티 총재는 "한국 대표단은 이 문제를 해결하고 우리 자산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정치적 의지가 있다고 언급했지만, 문제는 그들이 미국의 정책과 규제 역시 따르려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이란 은행과 금융기구는 미국 재무부의 제재 명단에 올라있다"며 "불행히도 한국 정부는 그 압력에 굴복했고 다른 나라들과 달리 이란과 협력하기를 거부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다른 파트너들은 우리가 인도주의적 물품을 수입할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았지만, 한국 정부는 어떤 신뢰할만한 채널도 제안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한국 은행들은 이란 자금은 원화이고 이를 유로로 바로 환전할 수 없다는 핑계를 들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미국의 제재를 우회해 유럽과 이란의 교역을 전담하기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V) 인스텍스(INSTEX)를 통해 한국 내 자산을 송금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가능한 옵션이지만, 두 번째 단계"라고 답했습니다.
헴마티 총재는 "첫 번째 단계는 한국 은행들이 자금을 풀고 이란 은행과 협력하겠다는 정치적 의지를 보이는 것"이라며 "우리는 그런 정치적 의지를 본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지금까지 인스텍스는 실질적으로 거의 쓸모가 없었고 대이란 제재의 영향 아래 있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며 "인스텍스는 기대한 것처럼 작동하지 않았다. 유럽국가들이 충분한 용기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고정현 기자(yd@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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