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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아동 학대 막아야"…차 훔치다 되돌아온 도둑에 美 경찰 "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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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오리건주서 뒷좌석 4세 아이 발견, 차주에게 돌아와
경찰 "아이 다시 되돌려 보낸 용의자에 감사"
한국일보

미국 오리건주 비버턴의 식료품점 '베이직스 미트 마켓'. 구글맵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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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주차장에 정차된 자동차를 훔쳐 타고 가던 남성이 차 뒷자리에 홀로 남겨진 아이를 뒤늦게 발견하고 되돌아와 차주(車主)인 아이 어머니를 꾸짖는 사건이 발생했다.

국내에서 국민적 공분을 산 '정인이 사건(입양아 학대 사망 사건)' 양모는 정인이를 홀로 차에 방치한 뒤 "미국식 수면 교육을 한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에서 자녀를 자동차 안에 방치하면 이는 곧 아동 학대로 여겨져 현행범으로 체포될 수 있다.

미 CNN방송은 18일(현지시간) "오리건주 비버턴에서 차량 절도 용의자가 뒷좌석에 아이를 방치했다며 피해자를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위협한 사건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비버턴 경찰에 따르면 16일 이 남성은 식료품점 '베이직스 미트 마켓' 주차장에서 문이 잠기지 않은 채 주차된 차량을 훔쳐 타고 달아났다. 그러나 남성은 뒤늦게 뒷자리에 있던 4세 아이를 발견해 주차장으로 되돌아왔고, 식료품점에서 우유를 구입 중이던 차주 크리스탈 리어리를 찾아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이 남성은 리어리에게 아이를 돌려보낸 뒤 주차장으로 나와 다시 차를 몰고 달아났다.

이날 리어리는 차의 시동을 끄지 않고 열쇠를 꽂아놓은 채 식료품점에서 장을 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리어리는 "주차장에서 불과 5m 떨어진 곳에 들른 것이었지만 경계심을 푸는 게 얼마나 끔찍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지 깨달았다"며 "너무 어리석은 판단이었고 다시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남성이 이렇게 훔친 2013년식 혼다 파일럿 차량은 몇 시간 후 13㎞ 떨어진 포틀랜드에서 발견됐고 경찰은 용의자를 아직까지 찾고 있다.

경찰 측은 "용의자가 아이를 다시 데려다 줄 수 있는 상식선의 예의를 지닌 데 우선 감사하는 마음"이라며 "아이를 키우는 우리 모두에게 좋은 교훈을 남긴 사례로 아이의 안전에 대해서는 과잉이다 싶을 정도로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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