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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험로만 수두룩한 트럼프와 '심복' 줄리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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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니 탄핵 변호인단 배제, 버림 받아
"참여 없다"... 트럼프도 법률팀 구성 쩔쩔
한국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2017년 7월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즐거워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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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불복 소송을 이끌었던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이 상원 탄핵심판 변호인단에서 빠졌다. 연이은 소송전 패배로 이미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운 털’이 박힌 터라 완전히 버림 받은 모습이다. 그렇다고 트럼프를 돕겠다고 나서는 법률가도 많지 않아 두 사람 다 앞날에 먹구름만 잔뜩 꼈다.

미 언론은 1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 측근을 인용, 줄리아니가 대통령 상원 탄핵 심판 변호인단에 합류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6일 워싱턴 국회의사당 난입 사태 직전 집회에 나와 “싸워서 심판하자”고 말하는 등 지지자들을 선동해 증인 소환 가능성이 높다는 게 첫 번째 이유다. 줄리아니도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에 “증인이 될 수 있어 윤리 규정에 따라 탄핵 재판 변호인을 맡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표면적 사유일 뿐, 트럼프 대통령에게 신뢰를 잃은 이유가 더 크다. 그는 불과 이틀 전만 해도 ABC방송 인터뷰에서 “탄핵 방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변호인단 합류 가능성을 열어뒀다. 당시 그는 “대통령의 유권자 사기 주장은 사실이라 폭력 선동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 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했다.

선의로 한 발언이었지만 오히려 탈이 났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줄리아니 인터뷰가 트럼프의 고문들을 화나게 했다”고 전했다. 자신도 탄핵을 초래한 책임이 적지 않은데 엉뚱한 소리만 늘어놨기 때문이다. 이날 밤 트럼프는 백악관에서 줄리아니를 만나 탄핵 변호인단 배제 방침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이기도 한 줄리아니는 2020년 대선 패배 후 불복 소송을 주도해 왔다. 하지만 수십 건의 소송에서 대부분 지거나 소송 자체가 기각되는 수모를 겪었다. 13일 하원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되자 화가 난 트럼프가 “줄리아니에게 수임료를 지불하지 말라”고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트럼프도 마냥 느긋한 처지는 아니다. 줄리아니가 빠지면서 변호인단 구성에 한층 애를 먹게 된 것이다. 실제 측근들이 탄핵심판 변호인을 찾기 위해 여러 워싱턴 법률가와 접촉했지만 선뜻 나선 이는 없다고 한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2019년 1차 탄핵심판 당시 트럼프를 변호했던 제이 세큘로우와 팻 시펄론 백악관 법률고문 등이 참여를 거절했다고 공개했다. 팬 본디 전 플로리다 법무장관 등 그를 도왔던 변호사들 역시 합류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대형 로펌들도 소송 참여 불가 입장을 못박은 상태다. NYT는 “누가 트럼프의 변호인이 될지는 여전히 안개 속”이라고 전했다.

보수 성향 변호사로 트럼프의 열성 지지자인 존 이스트먼 전 채프먼대 법학 교수가 그나마 참여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트먼은 로이터통신에 “대통령이 도움을 요청하면 확실히 고려할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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