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이슈 윤석열 검찰총장

정한중 “윤석열 검찰 보복 예상... 하나회 그림자 보인다”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일보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위원장 직무대행을 맡았던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김학의 전 법무차관에 대한 불법 출국 금지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 “역시 윤석열 검찰총장 행보는 한 걸음 빠르다”며 “총장 임명 시 임기 말쯤 정권에 칼을 겨눌 거란 나의 예상도 틀렸다”고 했다.

정 교수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윤 총장 징계 기록을 보면서 우리 검찰 내에서 옛 하나회 그림자를 본 듯한 느낌을 받았다”며 “이들에게 경고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결심을 했지만 한편으로 이들의 보복이 있을 거라 예상은 했다”고 썼다.

정 교수는 “보복의 대상은 이번 징계에 관여한 자들 또는 검찰개혁을 가장 강하게 주장했으나 아직 기소되지 않은 의원으로 생각했다”면서 “그 시기는 생각보다 빨랐고 대상 사건이 검찰 치부인 김학의 출국금지 사건이라니 놀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출국금지 절차 수사가 부장검사 2명을 포함해 5명의 검사를 투입할 만큼 중대하고 시급한 사건인가. 우리 검찰에 지금 시급하고 중대한 사건이 없나”라고 했다.

그는 “우리 헌법은 헌법·법치주의 수호 최후 보루역할을 총장에게 부여한 적이 없다”며 “그 역할은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에 주고 있다”고 했다.

정 교수는 “윤 총장은 사실상 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이 할 말씀도 자주 하고 급기야 신년사에는 민생경제 등 총리가 해야 할 말씀도 했다”며 “사실상 대통령이다. 우리 헌법은 대통령 단임제인데 윤 총장이 출마하면 불공정게임이고 사실상 헌법파기”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행보에도 임기 만료는 다가오는데 지지율은 하락이라 초조함의 발로인가”라며 “서두르다가 칼을 막 휘두르면 조자룡의 헌 칼이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정 교수는 지난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위원회에서 위원장 직무대리를 맡았고, 2019년에는 김학의 전 차관 사건의 재수사를 권고한 검찰과거사위원회에서도 위원장 권한대행을 역임했다.

◇ 김남국 “윤석열 검찰, ‘보복 수사' 의심 수사한다” 주장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지금 윤석열 검찰은 김학의 전 차관의 출국금지 사건을 가지고 자신의 편에 서지 않은 검사들을 찍어내는 ‘보복 수사’로 의심되는 수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 의원은 “(2019년 3월) 당시 중대한 비리 혐의를 받고 있었던 김 전 차관이 그대로 해외로 도주하게 놔둬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높았다”며 “이에 검찰이 법무부에 긴급하게 요청하는 형식을 취하여 김 전 차관에 대한 긴급 출국금지를 했다”고 했다.

이어 “이런 일련의 과정을 일개 검사가 독단적으로 처리한 것이 아니며 여러 사실관계를 보면 검찰총장과 대검차장에게 모두 보고하고, 대검 지휘를 받아서 처리가 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당시 문무일 검찰총장이 ‘출국금지’ 보고를 받았고, 검찰 지휘부도 이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봤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이런 상황을 그때의 대검 지휘부가 지켜만 보고 있는 것은 너무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다”라며 거듭 문무일 전 총장이 나서서 입장을 밝히라고 했다. 하지만 김남국 의원 주장과 달리 당시 대검은 김 전 차관 출금에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과 함께 ‘조국 키즈’로 불리는 같은 당 김용민 의원은 2019년 김 전 차관 출금 당시 “검찰은 불개입 원칙을 고수했다” “대검은 김학의 출금을 반대했다”며 김남국 의원과는 정반대 발언을 했었다.

◇ 안양지청 수사뭉개기 논란에 대검, 수원지검 형사3부에 재배당

지난달 6일 국민의힘이 법무부를 고발한 김 전 차관의 ‘불법 출금 및 은폐’ 의혹 사건은 이틀 뒤 안양지청 형사3부(부장 김제성)에 배당됐지만, 안양지청은 한 달이 넘도록 신고자에 대한 조사도 하지 않아 수사 뭉개기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검찰청은 지난 13일 수사를 안양지청에서 회수해 수원지검 형사3부(부장 이정섭)에 재배당했다. 이어 14일엔 수사팀에 임세진 평택지청 형사2부장을 새로 투입, 이정섭 형사3부장과 임 부장검사를 포함해 검사 5명이 이 사건을 전담하는 ‘수사팀’을 구성하게 됐다.

수사 지휘 라인도 특별수사 등을 총괄하는 송강 수원지검 2차장이 지휘를 맡기로 했다. 이를 두고 검찰 내에서는 “법무부와 검찰의 간부들이 수사 대상인 만큼 수사를 제대로 하겠다는 윤석열 총장의 시그널(신호)”이라는 말이 나왔다.

[서유근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