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의장국 英, 한국·호주·인도 게스트 국가 초청
중국 견제 위한 자유진영 10개국 동맹 가시화할 듯
바이든 美 대통령 당선인, 스가 日 총리 등 첫 참석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10일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전화 통화하고 있다. [사진제공=청와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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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6월 열리는 G7(주요7개국) 정상회의에 게스트 자격으로 초대됐다. 올해 회의를 주관하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한국과 호주, 인도 정상을 의장국 자격으로 초청한 데 따른 것이다.
16일(현지시간) BBC방송,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G7 정상회의는 오는 6월 11일부터 13일까지 사흘간 영국 남서부 휴양지인 콘월 카비스 만에서 개최된다. 영국 정부는 "조 바이든 차기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들이 직접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존슨 총리는 성명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여러 세대를 거쳐 우리가 본 것 중 가장 파괴적이고, 현대 세계 질서를 흔드는 가장 큰 시험"이라면서 "세계 경제와 자유무역 체제가 코로나19 위기로부터 회복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합의를 도출하길 바란다"고 했다. 코로나19와 기후변화 등 주요 현안을 논의한다.
회의가 예정대로 열리면 미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캐나다·이탈리아 등 G7 회원국 정상은 2019년 프랑스 비아리츠에서의 회의 이후 2년 만에 직접 만나 주요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과 스가 총리의 G7 회의 첫 참석 무대이기도 하다. 미국이 의장국이었던 지난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차례 연기되다 결국 열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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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응 위한 자유진영 결집에 한국 포함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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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회의는 특히 존슨 총리가 언급해 온 D10(민주주의 10개국) 협의체 출범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중국을 견제하는 성격의 자유진영 국가 협의체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한국·호주·인도를 포함해 10개국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G7에 한국·호주·인도·러시아를 더한 신체제를 구상했지만 회원국들의 직접적인 반대에 부딪힌 바 있다. 일본은 한국을, 영국과 캐나다는 러시아를 반대했다. 독일도 한국을 단발성으로 초청하는 것은 환영하지만 기존의 G7 정식 회원국을 늘리는 것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존슨 총리가 이번 G7에 3개국을 게스트로 초청한 것은 러시아를 제외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안을 계승한 셈이다. 다만 한국 등에게 G7의 문을 열었다기보다는, 중국 견제 성격의 D10 협의체를 출범하는 밑그림 성격이 짙다는 게 외교가의 평가다.
차기 미국 정부에서 아시아 지역 전략을 관장할 커트 캠벨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최근 존슨 총리가 언급한 D10 협의체의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바이든 당선인이 신설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인도태평양조정관(아시아 차르)에 낙점된 캠벨은 앞서 12일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무역, 기술, 공급망, 표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이런(D10) 연합이 시급히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영국이 러시아를 빼고 트럼프 대통령이 초청했던 국가들을 다시 초청하면서 자유 진영 국가들이 점차 결집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3개국이 연속 초청을 받았다는 것은 D10이라는 방향성이 점차 뚜렷해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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