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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대한제국 어보 제작법 시대마다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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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고궁박물관 '어보 과학적 분석' 보고서 발간

금보 155점·옥보 167점 정밀 분석…제작기법, 재질 등 파악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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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보(御寶)는 왕실의 권위를 상징하는 의례용 도장이다. 조선부터 대한제국까지 500여 년에 걸쳐 제작됐다. 왕실의 혼례나 책봉 등 궁중의식에서 시호·존호·휘호 등을 올릴 때 만들었다. 진정성, 독창성, 세계적 중요성 등을 인정받아 2017년 '조선왕조 어보·어책'이란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됐다.


국립고궁박물관은 15일 어보 322점(금보 155점·옥보 167점)을 분석한 '어보 과학적 분석' 보고서 세 권을 발간했다. 1권에는 어보의 과학적 분석 개요와 금보·옥보의 제작기법, 재질, 특징 등을 정리한 논고 네 편을 실었다. 2권과 3권에는 금보와 옥보의 분석 결과를 각각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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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조비 정희왕후 상존호 옥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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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보는 구리·아연 합금 등을 아말감으로 도금해 만든 어보다. 아말감은 수은에 금을 녹인 아말감을 금속 표면에 칠한 뒤 수은을 증발시켜 표면에 도금하는 기법이다. 이를 분석한 결과 시대에 따라 아연 함량은 다르게 나타났다. 15~17세기에는 10% 내외였으나 18세기 이후에는 10~30%였다. 19세기에는 대다수가 20% 이상이었다.


차이는 외형에서도 발견됐다. 특히 점으로 새긴 무늬와 조이질(쇠붙이에 무늬를 쪼아 새기는 일)로 장식한 거북 등딱지 문양은 17세기 후반~18세기 중반 만들어진 거북 모양 손잡이(귀뉴·龜紐)의 금보에서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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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비 소헌왕후 상시호 귀갑문 현미경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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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보는 대개 사문암 계열로 제작됐는데 19세기 이후에는 대리암 및 백운암 계열이 일부 사용됐다. 스물다섯 점의 손잡이 머리에는 '王(왕)’자 등 글자가 새겨졌다. 열한 점에는 거북 눈동자가 검게 그려졌다.


어보에 달린 붉은 끈인 보수(寶綬)는 보통 비단으로 제작됐다. 그런데 1740년 만들어진 한 점(영조상존호옥보)과 1900년대 이후 제작된 다섯 점에는 인조섬유인 레이온이 사용됐다. 레이온이 국내에 소개된 것은 1900년대 초. 박물관 관계자는 "영조상존호옥보 보수에 레이온이 사용된 건 1900년대 이후 새로 제작해 교체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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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조비 정희왕후 상존호 옥보 보수 현미경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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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분석은 2018년~지난해 2년간 진행됐다. 금보는 국립고궁박물관이 자체적으로, 옥보는 국립문화재연구소 보존과학연구실과 공동 작업했다. 결과물은 국공립 도서관과 박물관, 연구기관 등에 배포된다. 국립고궁박물관 누리집에서도 열람할 수 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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