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와 정대협에 대한 명예훼손혐의로 기소된 류석춘 전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가 15일 오전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첫 재판을 마치고 변호인 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정경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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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를 '매춘의 일종'이라고 말해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류석춘 전 연세대학교 교수(66) 측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강의 당시 위와 같은 취지로 말한 바는 있으나 허위사실임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박용근 판사는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류 전 교수의 1심 첫 공판기일을 15일 오전 11시에 진행했다. 류 전 교수는 위안부 피해자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에 관한 허위사실을 공공연히 발설한 혐의를 받아 지난해 10월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류 전 교수는 2019년 9월 19일 전공 강의 발전사회학 수업 중 약 80분 동안 50여명 학생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매춘에 종사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위안부가 된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류 전 교수가 우리나라가 일본 식민지 거치면서 토지, 노동력, 여자를 수탈당했다는 기존 지식이 거짓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며 "'위안부가 자발적이냐' '가해자가 일본이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을 받자 '지금의 매춘과 비슷하다' '직접적인 가해자가 일본이라고 볼 수 없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본군 위안부는) 여성 의사에 반해 자발적으로 한 매춘으로 볼 수 없다"며 "그러나 피고인은 허위 사실을 유포해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말했다.
이어 "류 전 교수는 '해외 (위안부) 피해자들의 여러 증언이 존재함에도 강제동원은 신빙성이 없냐'는 질문에 '정대협이 할머니들을 강제동원당했다는 식으로 말하도록 교육했다'고 답했다"며 "정대협이 북한과 연결돼 있다고도 말해 허위 사실로 명예를 훼손했다"고 덧붙였다.
류 전 교수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한다"고 밝혔다. 류 전 교수 본인도 같은 의견을 직접 표했다.
박 판사가 발언 사실 자체가 없다는 뜻이냐고 묻자 변호인은 "발언 사실은 인정하나 의견 표명에 지나지 않았다"며 "설사 허위사실이라고 할지라도 허위사실임을 인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변호인 발언에 이어 마이크를 잡은 류 교수는 "제가 했다는 말이 나오는 녹취록이 불법적으로 녹음된 점을 인지해주시기를 바란다"며 "그런 말을 했는지 아주 구체적으로 기억을 하지 못한다"고 재판부에 말했다.
류 교수 측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자료 일부에 부동의했다. 류 교수에 대해 2019년 서민민생대책위원회가 제출한 고발장, 정대협의 고소장, 류 교수를 엄벌해달라는 한 시민의 국민신문고 민원 등이다.
이에 검찰은 김순환 서민민생위원회 사무총장, 김동희 전 정대협 사무처장,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다만 윤 의원이 직접 출석할지는 미지수다. 재판 후 류 전 교수 변호인은 증인은 피해자측과 합의해서 부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류 전 교수에 대한 다음 공판은 3월 12일 오후 4시 같은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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