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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엄마같은 마음' 벗어야 '누구나' 아이를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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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최가을] 아동학대를 주제로 삼은 영화 '미쓰백’. 사실 개봉 당시엔 못 봤다. 너무 잔인할까 봐 무서웠다. 그러나 최근 '양천 양부모 아동학대 사건’이 터지면서 의무감으로라도 이 영화를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글에선 피해 아동보다는 성인 가해자에게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취지로 '정인이 사건’ 대신 '양천 양부모 아동학대 사건’으로 쓰고자 한다.

베이비뉴스

집에서 쫓겨나 슬리퍼를 신고 덜덜 떨고 있는 지은과 똑같은 슬리퍼를 신고 물끄러미 지은을 바라보는 상아. ⓒ리틀빅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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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공원에서 미키 마우스 머리띠를 하고 뚱하게 앉아 있을 때는 무뚝뚝한 큰언니 같고, 추위와 배고픔에 떨고 있는 지은에게 옷을 왕창 사 입히고 햄버거를 잔뜩 사줄 때는 인심 넉넉한 이모 같기도 하다.

지은을 때리는 친부에게 악을 쓰면서 달려들 때는 동네 '센 언니’ 같다. 어린 시절 학대 당했던 흉터를 지은에게 보여주고, 지은이 상아를 위로해줄 때는 서로가 동등한 위치에 선 친구처럼 보인다. 언니 같고, 이모 같고, 친구 같은 여성 보호자. 둘 사이의 관계는 모녀 관계의 틀에 갇히지 않고 역동적이다.

이 역동성이 우리에게 우리 모두가 모든 아이들의 보호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해주는 듯했다. 흔히들 '엄마 마음으로’ 아이들을 보호하자고 하지만, 아동은 꼭 내 딸, 내 아들이어야만 보호할 가치가 생기는 존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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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에 떠니 옷을 입히고, 배고파하니 밥을 먹이고, 옆에 있어주겠다는 약속을 끝까지 지키는 '동네 이웃' 미쓰백. ⓒ리틀빅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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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자식 관계라는 틀을 넘어서 우리는 학대 받는 아이들, 더 나아가 모든 아동의 이웃 시민이 돼야 한다. 때로는 언니오빠나 이모삼촌처럼 아이들을 보호하고, 때로는 친구처럼 아이들을 우리 사회의 동등한 시민으로 존중하는 이웃.

*칼럼니스트 최가을은 구 난임인, 현 남매 쌍둥이를 둔 워킹맘이다. 아이들을 재우고 육아 퇴근 후 휴대전화로 영화를 본다. 난임 고군분투기 「결혼하면 애는 그냥 생기는 줄 알았는데」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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