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국회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당 차원의 부동산 정상화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먼저 각종 규제로 인해 멈춰져 있던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활성화해 기존 도심을 고밀도·고층화 개발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오종택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날 오후 부동산 정상화 대책과 관련해 국회에서 예고 없이 개최한 기자회견에서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식 부동산 정책은 모두 실패로 끝났다. 오히려 잘못된 정책의 부작용이 전국을 휩쓸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달랑 세 줄 짜리 영혼없는 사과로 어물쩍 넘어갈 일이 아니다”라며 “기존 정책기조를 대대적으로 혁신하지 않은 채 반짝 공급확대를 추진하는 것은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가 '반쪽 자리 영혼없는 사과'라고 몰아세운 건 지난 11일 발표된 문 대통령의 신년사다. 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주거 문제의 어려움으로 낙심이 큰 국민들께는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며 부동산 문제에 대해 처음으로 사과했다. 또 “주거 안정을 위해 필요한 대책 마련을 주저하지 않겠다. 특별히 공급확대에 역점을 두고,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는 다양한 주택공급 방안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김 위원장이 반짝 공급확대가 아닌 정책기조의 대대적인 혁신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김 위원장은 규제완화를 통한 재건축‧재개발 활성화를 강조했다. “지난 10년 간 서울시가 400여 곳의 정비사업을 폐지해 약 25만호의 주택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 했다”며 “서울시의 용적률 기준을 상향하고 안전진단 기준 조정, 분양가 상한가 폐지 등으로 규제를 획기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 철도 차량기지나 주요 간선도로를 지하화해 주거용지를 확보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여권내가 갑론을박 하고 있는 양도세 완화에 대해 "양도세 중과제도를 폐지해 부동산 거래에 대한 세 부담을 완화하고, 잠겨있는 매물이 시장에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외에 "국토교통부 소관인 공시가격 산정체계를 범정부적인 관리체계로 재조정하고, 공시가격 상한률을 법률로 명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당내 경제통인 김희곤·유경준 의원과 함께 오래 전부터 머리를 맞댄 복안”이라며 “문 대통령의 신년사 이후 이에 대한 비판과 대안을 보완해 발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선거의 중요한 이슈인 부동산 문제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의도도 읽힌다. 양도소득세 완화나 재건축‧재개발 정책 등을 놓고 여권에서 여러 갈래의 목소리가 나올 때 국민의힘이 정책적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 숨어있다고 당 관계자는 전했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오늘 발표 내용을 기초로 서울시장 후보자가 구체적 안을 (공약으로)제시할 것”이라고 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