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원금 '당근책'에도
코로나에 얼어붙은 기업심리
목표 5만명인데 2만3000명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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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청년들에게 일자리 체험을 제공하는 민간기업에 정부가 인건비를 제공하는 사업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고용 직격탄을 맞은 청년들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었지만, 바이러스 재확산이 심화되면서 민간기업 채용이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정부지원금이라는 ‘당근책’에도 코로나19 위기가 민간기업의 심리에 더 큰 영향을 미친 셈이다.
13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7월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에서 신규 편성된 ‘청년 일경험 지원 사업’ 참여 인원은 같은 해 12월 말 기준으로 2만3000명에 그쳤다. 정부의 예산상 목표치인 5만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전체 예산 2352억원 가운데 1900억원이 집행됐지만, 이마저도 실지급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일경험 지원 사업은 청년을 채용한 중소·중견기업에 6개월간 월 최대 88만원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청년 한 명을 고용할 때마다 최대 528만원을 지급하는 것이다.
이 사업이 지지부진한 것은 추경 편성 이후인 지난해 8월부터 코로나19 2차 확산이 시작된 영향이 크다. 코로나19가 서서히 잡히면 채용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정부 지원책을 마련했는데, 예상치 못한 재확산에 민간기업들이 채용문을 닫아버린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청년 일경험 지원 사업이 시작한 직후인 지난해 8월과 11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기업 채용 계획이 많이 바뀌면서 목표치를 채우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홍보를 열심히 했지만 기업의 매출 감소로 지원이 어려웠던 부분도 있었다"고 밝혔다.
청년 일자리는 최악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해 청년층 취업자 수는 18만3000명 감소해 1998년(-61만6000명)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청년층 체감실업률도 25.1%로 전년 대비 2.2%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5년 이후 최대치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비대면(언택트) 바로면접 알바콜과 함께 ‘2021년 대졸신입 채용계획’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보면 올해 신입사원을 뽑겠다는 기업은 38.7%로, 지난해(41.2%) 대비 소폭 줄었다. ‘1명도 채용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응답이 6.6%, 채용 여부 자체가 불확실하다는 답변도 16.0%에 달했다.
정부는 최대한 고용충격 완화 대책을 추진하면서 104만개의 직접 일자리 사업과 5만개의 청년 디지털 일자리 사업 등도 당장 1월부터 추진하겠다고 하지만, 실제로 시장에서 반응할지는 미지수다.
고용이 경제 회복과 시차를 두고 회복된다는 점에서 체감이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도 단순한 재정 투입 위주의 정책으론 무너진 고용 충격을 떠받치기 힘들 것이라고 조언한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일자리전략실장은 "정부 지원만 믿고 채용을 하기에는 향후 기업의 부담이 너무 크다"며 "코로나19로 향후 투자 전망이 불확실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도 "올해까지는 시장 자체가 코로나 영향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며 "노동시장은 후방적 효과가 작용하므로 회복은 더욱 더딜 것"이라고 우려했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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