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4 (화)

[사설] 10년간 사라진 고성장기업 3100곳 한국경제 성장엔진 꺼진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고용과 투자에 활기를 불어넣어주는 고성장기업이 최근 10년 사이 3100여 개나 사라진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잖아도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저출산 고령화로 빠르게 낮아져 2035년 무렵부터는 역성장 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이런 마당에 한국 경제 성장엔진이 꺼져가는 또 하나의 신호라 걱정이다. 매일경제가 최근 10년 동안 통계청 기업생멸행정통계를 분석한 결과 '최근 3년 동안 매출액이 20% 이상 증가한' 고성장기업은 2019년 2만291개였다. 2010년 2만3400개에 달하던 고성장기업이 10년 사이 3109개나 사라졌다. 10명 이상 사업체에서 고성장기업 비중도 같은 기간 13.4%에서 8.6%로 줄어들었다.

고성장기업은 일자리 창출과 투자를 이끄는 경제의 성장동력이라 할 수 있다. 한국 사회는 지난해 인구 감소가 시작된 만큼 이런 기업들을 더 육성해도 경제활력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런데도 고성장기업이 오히려 줄어드는 것은 정부의 규제와 기득권층 반발 탓도 작지 않다. 특히 정부의 세금정책은 기업 투자와 성장에 커다란 걸림돌이 되고 있다. 매일경제 분석 결과 기업의 부담세액은 2016년 43조원에서 2019년에는 67조원으로 56%가량 늘어났다. 기업들의 실질 법인세 부담도 같은 기간 14.4%에서 17.5%로 높아졌다. 최근 몇 년 사이 경쟁 국가들은 대부분 법인세율을 인하한 데 비해 한국 세금정책은 역주행하면서 우리 기업들의 국제경쟁력을 약화시켰다. 법인세 평균 실효세율을 1%포인트 낮추면 설비투자가 6.3% 늘어난다는 한국경제연구원 분석은 주시해볼 필요가 있다.

문재인정부가 한국판 뉴딜을 앞세워 '선도형 경제'로의 대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점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원격의료·승차공유와 같은 산업 분야에서는 신기술이 등장해도 기득권 반발에 부닥쳐 혁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런 기업 환경에서는 고성장기업의 육성도 기대할 수 없다. 한국 경제의 성장엔진을 꺼뜨리지 않으려면 정부의 보다 강력한 규제 철폐 노력이 있어야 한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