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만원 어치 치킨 환불' 공군부대 갑질 공방

지난해 배달의민족 치킨집 리뷰 뒤늦게 재점화

공군부대 주문자 "배달료 1천원 발생…군부대 호구"

가맹점주 "125만원 전액 환불…1천원 받은 내가 호구"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지난해 불거진 `공군부대 치킨 갑질` 사건이 뒤늦게 부상하면서 군과 가맹점주 간에 진실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두 당사자 의견이 평행을 달리는 가운데 코로나 19로 자영업자 영업 환경에 대한 커진 관심이 맞물리면서 재확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치킨집의 삭제된 리뷰와 사장의 댓글.(사진=배달의민족 캡쳐)

12일 치킨업계에 따르면 B 치킨 프랜차이즈의 경기 고양점은 지난해 배달의민족으로 접수된 주문을 받아서 인근 공군부대로 배달했다. 현장에서 배달료 1000원이 추가로 발생했는데, 주문자는 예상에 없던 비용이라고 했고 가맹점 측은 지역에 따라 발생하는 추가 배달료라고 설명했다.

이후 공군 관계자로 추정되는 이가 해당 가맹점의 배달의민족 주문란 리뷰에 `별 한 개도 아깝다`는 평가를 달았다. 리뷰는 `군부대라고 돈을 더 받으려면 미리 알려줬어야 하는데 사전에 명시가 없었다. 주변에 군부대에 (이 가게가 군을) 호구 잡는다고 절대 시키지 말라고 전해야겠다`고 했다.

이어 `저번에 단체주문하고서도 닭가슴살 몇 십 인분 줘서 항의하고 환불받았는데 이번에도 군부대라고 호구네요. 절대 비추입니다`고 돼 있다.

그러자 이 가게 사장은 해당 글에 댓글을 달아 `추가 요금이 있는 지역이 있다. 배달기사에게 출발 전에 추가요금을 말하라고 했지만 그러지 않아서 사과했다`고 썼다.

이어 `저번에 단체주문은 인수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포장에 미흡했던 점은 인정하고 잘못에 거듭 사죄했다`고 했다. 그 대가로 치킨과 콜라, 사이드 메뉴를 서비스로 더 줬다고 했다.

이와 함께 `공무원이시라는 분들이 저희를 상대로 협박하듯 갑질하듯 얘기해서 치킨은 수거하지도 못하고 60마리 전액 환불해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125만원 어치 닭을 주고 10원 한장 못받은 내가 호구인지 배달료 1000원을 낸 공군부대가 호구인가. 앞으로 공군부대 주문은 받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관련 사실을 두고 공방이 이어지자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가맹점주가 배달한 치킨을 먹고 복통을 일으켰다`. `본사와 계약하지 않은 재료를 쓰는 것으로 안다`는 둥 반응이 잇달았다.

해당 가맹점과 공군부대 간에 배달은 지난해 하반기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공군부대에서 125만원어치 닭 60마리를 주문한 시점이 지난해 복날(초복 7월16일~말복 8월15일)을 전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뤄진 추가 주문에서 배달료 1000원이 발생했고 이를 두고 분쟁이 이뤄졌다.

두 당사자 의견에 접점이 없는 점이 부각되면서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뒤늦게 일반에 알려졌다. 코로나 19로 자영업자 영업이 애로를 겪는 상황도 논쟁에 불을 붙였다. 이날 현재 리뷰는 삭제돼 있고 가게 사장의 댓글만 남아 있다.

해당 가게의 배달의민족 평균 평점은 5점 만점에 4.7점이다. 전체 55건의 리뷰 가운데 5점 만점이 45건이다.

B 치킨 관계자는 “해당 가맹점에서 지난해 복날을 전후로 순살 치킨 60인분에 맞먹는 규모의 재료 주문이 본사로 접수돼 거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전날부터 해당 가맹점주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