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앵커]
야권에서는 연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단일화를 두고 논의가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단일화를 두고 서로 다른 기류가 감지됐는데요. 안 대표와 어떻게든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과 통합은 안 되도 그만이다, 3자 구도로 가도 국민의힘에 승산이 있다는 의견입니다. 여당도 안 대표에 대한 본격 견제에 들어갔습니다. 박준우 반장이 재보궐 선거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가운데 있습니다. 그리고 안 대표 주변에는 국민의힘 인사들이 둘러싸고 있습니다. 이들은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라는 이슈를 두고 크게 두 부류로 나뉩니다. 하나는 안 대표를 향한 러브콜에 적극적인 금사파, 두 번째는 별로 아쉬울 것 없다는 밀당파입니다. 금사파의 수장은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입니다. 정 위원장은 안 대표에게 국민의힘으로 들어오라고 강하게 권유 중입니다. 입당이든 합당이든 통합해야 한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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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한테 설명하기로는 정 위원장의 구상은 이렇습니다. "단순히 표 계산만을 의식한 정치 공학적 야권 단일화가 아니라 헌법 수호 세력의 통합 단일화를 지향하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여기서 헌법 수호 세력은 국민의힘과 기타 중도·보수 성향의 야당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입니다. 어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실사구시란 무엇인가. 까마귀가 꿩을 잡아도 꿩 잡는 게 매"라는 글도 올렸습니다. 분명 표 계산만 하는 건 아니라고 했지만요. 결국 재보선에 누구를 출전시키든 무조건 민주당을 이겨야만 한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이미 출마 선언을 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금사파의 일원입니다. 출마에 이런 조건도 달았었죠.
[오세훈/전 서울시장 (지난 7일) : (안철수 대표가) 입당이나 합당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저는 출마의 길을 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이 제안에 대한 고민으로 며칠간 불면의 밤을 지새웠습니다.]
안 대표가 국민의힘으로 입당하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도 했는데요. 출마 선언과 썸을 타는 건가요. '출마인 듯 출마 아닌 출마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오 전 시장은 이번 주 내로 안 대표와 만나겠다고도 했는데요. 안 대표를 만나서 어떻게든 '통합 후 경선'을 치르자고 설득할 것으로 보입니다.
[오세훈/전 서울시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당대당 통합이 아닌 야권통합이 아닌 후보 단일화 그러니까 선거를 치르기 위해서만 행하는 후보 단일화만 했을 경우에 그 이후에 대선까지 가서 오히려 야권이 분열되는 상태로 대선을 치르는 확률이 더 높아지고요.]
둘이 완벽하게 하나가 되는 게 아니라 선거 만을 위한 임시 단일화는 독이 될 수 있다는 말인데요. 한 마디로 아예 '결혼'을 해버려야지 '불안한 동거'는 안 된다는 얘기입니다. 당이 통합되지 않은 상태에서 안 후보와 단일화만 하면 나중에 대선 때는 야권 분열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오세훈/전 서울시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국민의힘 후보로 단일화되는 것이 아니라 안철수 후보로 단일화가 되는 경우에는 오히려 야당 분열의 형태가 고착화되는 거죠. 그 이후에 당선된 안철수 후보의 신분으로 우리 당으로 입당하시겠습니까? 안 할 확률이 훨씬 높죠.]
결국 통합이 안 되고 국민의힘 자체 경선 이후 후보 단일화를 하는 건 차선책이라고 봤는데요. 그럴 경우 단일화 가능성은 더 낮다고 봤습니다.
금사파에서 이렇게 두 사람이 '완벽한 통합'을 얘기하고 있다면 반대쪽인 밀당파에는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버티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통합이나 단일화에 집착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죠. 오늘은 아예 통합은 생각조차 안 한다고 못 박았습니다.
[김종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국민의당과의) 정당 통합이라는 것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에요. 누가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는 모르지만 나는 그건 전혀 상상하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 이상 거기에 대해서 거론할 필요가 없어요.]
안 대표에게 저자세를 보일 이유가 없이 '자강론'으로 가겠다는 취지입니다. 국민의힘 독자 후보를 내서 3자 구도로 전개돼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건데요. 오늘 비대위원들과의 티타임에선 금사파인 정진석 공관위원장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게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고 합니다. 한 비대위 관계자에 따르면 오 전 시장의 조건부 출마 선언을 놓고는 김 위원장이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하는데요. 정진석 위원장을 포함해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이 계속 안 대표를 거론하며 통합 얘기를 꺼내는 것에 대해서도 심기가 좋지 않았다고 합니다. 야권이 힘을 합치자는 주장을 두고 집안 다툼이 일어난 걸까요? 안 대표와의 단일화 이전에 일단 집안 의견부터 단일화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 한 가지 덧붙이자면 회의 전에 잠깐 정 위원장과 통화했는데요. 본인이 김 위원장과 얘기를 직접 나눠봤는데 '두 사람 모두 이견이 없다'고 진화에 나서긴 했습니다.
이제 여권 소식을 보겠습니다. 여권도 안철수 대표를 두고 왈가왈부입니다. 견제 강도가 높아진 건데요. 안 대표의 주가가 올라가니 민주당도 마음이 급해진 걸까요.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안 대표를 비꼬는 발언이 나왔습니다.
[신동근/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안철수 대표가) 정부 여당을 향해 분노의 도끼질을 하겠다고 선언합니다. 중도 혁신의 도리깨질 흉내도 제대로 못 냈던 사람이 도끼질을 하겠다고 나서니 위태롭습니다. 태극기집회에서 안철수 대표를 볼 날이 머지않았음을 느낍니다.]
다소 수위가 높은 발언도 쏟아냈습니다. 몰락한 양반, 사육사 등 다양한 비유를 동원해 안 대표를 비난했습니다.
[신동근/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지금의 안철수는 재벌 대기업의 지배력 남용을 들며 삼성 동물원을 질타했던 그 안철수가 아닙니다. 오히려 삼성 동물원의 사육사가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안철수 대표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 '테스형'의 이 말이 아닐까요. '너 자신을 알라']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군도 당 지도부와 팀플레이를 선보였는데요. 오랜 기간 군불을 떼고 있는 인물이지요. 박영선 중기부 장관도 안 대표 저격에 동참했습니다.
[박영선/중소벤처기업부 장관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갈지 자 행보를 지속하는 분에게 서울을 맡겨도 되느냐라는 어떤 그런 물음 이런 것도 지금 지속되고 있습니다. 과거의 어떤 일어났던 일들을 가지고 내가 그거를 결자해지하기 위해서 뭘 해 봐야 되겠다, 이런 미래 비전은 저는 지금 시대에는 맞지 않다고 생각하고요.]
다만 여전히 그분의 응답은 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번 달 안에 오는 건 맞겠지요?
[박영선/중소벤처기업부 장관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그나저나 기도 응답은 받으셨어요?) 네. 하늘에 뜻이 있을 것이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매일 하루하루 매우 진중하면서도 담대한 마음으로 그렇게 임하고 있습니다.]
출마를 선언한 유일한 민주당 후보죠. 우상호 의원도 안 대표를 겨냥해 한 마디 했습니다. 야권은 안 대표 때문에 단일화가 어려울 것이란 부정적 전망을 내놨습니다.
[우상호/더불어민주당 의원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단일화는 과거의 경험으로 미뤄 볼 때 불가능할 것이다,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불가능하다 이렇게 볼 수는 없지만 쉽지 않다. 단일화를 추진하다가 안 됐던 여러 사례들이 안철수 후보의 정치 경력에 굉장히 많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문제가 어디에 있었는가를 정확하게 짚기는 어렵지만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게 쉽지는 않겠다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다만 우 의원은 집안 사람도 못마땅한 모양입니다. 대내외 쌍방 견제에 들어갔습니다. 박영선 장관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두고도 쏘아 붙인 겁니다. 박 장관도 지난 번 나경원 전 의원이 출연했던 한 예능 프로그램에 똑같이 나올 예정인데요. 유력한 경쟁자가 출마 선언도 하기 전에 예능으로 관심부터 끌게 생겼으니 우 의원으로서는 아무래도 마음이 편치는 않겠죠. 이 이야기는 들어가서 이어서 나눠보겠습니다.
오늘 야당 발제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 단일화 두고 국민의힘 엇박자?…민주당 "안철수, 태극기 집회서 볼 날 머지않아" >
박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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