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관계 확정할만한 제3자 진술이나 물증 없다"
'행정직원에게 퇴직 강요' 총영사는 장관 명의 서면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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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민선희 기자 = 외교부가 공관 직원에게 "인육을 먹어보고싶다"는 등 폭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외교관에 대해 재조사를 진행한 뒤,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징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실에 따르면 외교부는 주시애틀총영사관 A부영사의 인육 관련 발언 의혹에 대해 재조사를 진행한 뒤 "현재 조사 결과로 A부영사가 해당 발언을 했다는 혐의 사실이 있다고 단정하기는 부족하다"며 '불문' 조치를 했다.
외교부는 A부영사의 발언에 대해 "해당 외교관과 실무관 단둘이 있을 때 있었다고 주장된 것으로, 사실관계를 확정할만한 제3자 진술이나 객관적 물증이 없고 제보자의 진술내용 중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봤다.
외교부는 총영사가 행정 직원에게 퇴직을 강요하는 발언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장관 명의 서면 경고 조치를 내렸다.
외교부는 "다른 직장을 알아보라는 취지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부적절한 발언을 행정직원에게 한 것으로 확인됐으나 구체적인 물증이 없는 상황에서 제보자, 주변인의 진술이 일관되지 못해 구체적인 언급내용은 확정 곤란한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실이 외교부 감찰담당관실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와 제보자로부터 받은 제보 등을 종합하면 주시애틀총영사관 A부영사는 지난 2019년 부임한 이후 공관 소속 직원들에게 여러 차례 언어폭력을 가했다.
제보에 따르면 A부영사는 직원들에게 욕설을 하거나 "네가 퇴사하더라도 끝까지 괴롭힐 거다"라고 위협을 가했다. 또 "이 월급으로 생활이 가능하냐" "내가 외교부 직원 중 재산 순위로는 30위 안에 든다"라고 조롱하는 발언을 했다.
발언이 엽기적이거나 공무원으로서 적절치 못한 내용을 담은 경우도 있었다. A부영사는 "인간고기가 너무 맛있을 것 같다, 꼭 인육을 먹어보려고 한다"라고 하거나 "우리 할머니가 일본인인데 우리 할머니 덕분에 조선인들이 빵을 먹고 살 수 있었다"라는 말을 했다고 제보자들은 전했다.
제보자들은 공관 최고위 간부가 행정 직원에게 퇴직을 강요하는 발언을 하는 등 갑질로 2차피해를 야기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외교부는 지난해 자체 감찰을 통해 A부영사에게 장관 명의의 경고조치를 했다가, 솜방망이 징계 논란이 불거졌다. 외교부는 "감사관실 조사 과정에서 인육과 관련한 부적절한 발언과 행정직원 퇴직 종용에 관한 2차피해 주장은 문제제기 된 바 없다"며 적절한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 의원실은 재조사 결과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실에 따르면 A부영사의 폭언 의혹을 재조사 하는 과정에서 제보자, 제3자 등에 대한 문답만 이뤄졌다. 대질심문 등 종합적인 정황증거 수집이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A부영사의 공관 예산 횡령 의혹 등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재조사가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총영사의 퇴직 종용 발언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음에도 장관 명의 서면 경고에 그친 것 역시 보편, 상식적인 관점에서 적절한지 의문이라며 "강경화 장관의 조직 기강 강화, 비위행위 근절 의지가 여전히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10.7/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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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ss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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