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018년 1월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한일 위안부 합의 처리 방향에 대한 정부 입장을 발표하기에 앞서 굳은 표정으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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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법원이 8일 ‘일본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에게 1억씩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린 데 대해 외교부는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냈다. 동시에 외교부는 “2015년 12월 위안부 합의가 양국 정부의 공식 합의”라고 덧붙였다.
표면적으론 앞뒤가 맞지 않는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체결된 한일 양국 위안부 합의는 피해자 입장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문재인 정부에서 사실상 백지화한 상태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일본의 법적 책임과 공식 사과가 담기지 않은 합의는 무효”라고 했다. 외교부는 ‘2015년 합의’를 언급한 배경에 대해 “논평 그대로만 이해해 달라”며 말을 아꼈다.
외교부의 8일 혼란스러운 입장을 놓고 '일본 정부를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일본은 그간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2015년 ‘최종적이며 불가역적인 해결’이라는 점을 한일 정부가 확인했다”며 2015년 합의를 존중하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정부가 2015년 합의를 원칙적으로 '인정'한다는 여지를 남겨 당장의 파국을 막으려 했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가 2015년 합의를 공식적으로 파기하진 않았으나, 인정하는 태도와는 거리가 멀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2017년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위안부 합의 과정을 재검토한 뒤 ‘중대한 하자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2015년 합의를 근거로 일본 정부 출연기금(10억엔)이 들어간 ‘화해치유재단’을 2018년 해산하기도 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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