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주권면제에 의해 소송 각하돼야"
교도통신 "한일 관계 험악해질 전망"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8일 한국 법원이 일본 정부는 위안부 피해자들에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린 것에 대해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스가 총리는 이날 오후 총리 관저 기자 회견에서 "국제법상 주권국가는 타국에서 재판받지 않는다는 '주권(主權)권면제'에 의해 이번 소송은 각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이렇게 말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25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지난 9월 16일 취임한 스가 총리는 이날로 취임 100일째를 맞았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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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한국 정부에 국제법상 위반을 시정하는 조치를 취해주길 강하게 요구하겠다"고 했고,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도"1965년 일한(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됐다"고 말했다.
한국 법원은 이날 오전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게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의 이날 판결을 두고 일본 정부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번 판결은 민간 기업이 아닌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한 것이라 일본 안에서는 지난 2018년 강제징용 배상 판결보다 더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일본 외무성은 이날 오전 판결이 나오자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를 외무성으로 초치했다. 이어 일본의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일본 관방장관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이런 판결이 나온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가토 장관은 한국과 일본 사이의 청구권에 관한 문제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해결됐으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경우 2015년 한일 외교장관 합의에서 "최종적이며 불가역적인 해결이 양국 정부 사이에서 확인됐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일본 정부는 이번 판결에 대한 "항소도 거부한다"고 했다. 우리 법원의 결정 자체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항소 자체가 한국의 재판 관할권에 따른다는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이유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한국 법원에서 진행 중인 위안부 재판에 대해 최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무시 전략'을 취했다. 그러나 한국 법원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리면서 일본 정부는 동요하는 분위기다. 일본 언론은 이번 판결로 양국 관계에 다시 얼어붙을 것으로 내다봤다. 교도통신은 "한·일 외교관계가 한층 험악해질 전망"이라고 했다.
일본 외무성은 8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에서 한국 법원이 위자료 배상 판결을 내린 것에 항의해 남관표 일본 주재 한국대사를 초치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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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지 기자(mae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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