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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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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이재명 '재난지원금 논쟁'에…정성호 "돼지 눈에는 돼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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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재명계 정성호, 정 총리 언급 에둘러 비판 해석돼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 두고 7일 정 총리·이 지사 설전

정 총리 "'더 풀자', '덜 풀자' 등 단세포적 논쟁 벗어나야"

이 지사 "서민들 '죽고사는 문제'로 사투 벌여"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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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예결위원장인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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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을 두고 설전을 벌인 가운데, 국회 예결위원장인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돼지 눈에는 돼지만, 부처님 눈에는 부처님만 보인다"라고 언급했다. 친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정 의원이 정 총리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의원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정치를 하면서 항상 언행을 신중히 하고 조급, 초조해 하지 말며 차분 대범하게 하자고 결심하고 노력해 왔다"며 "타인을 비하하고 상처 주는 말들을 피하려고 늘 한번 더 생각해 보고 주의했으나 가끔 의도와 다르게 상처를 주어 후회한 경우도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천박한 말로 자신의 격을 떨어뜨리지 않도록 더 조심하자"며 "새해는 오직 국리민복만을 보며 더 겸손하게 묵묵히 일하자고 다짐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의 이같은 발언은 전날(7일) 정 총리와 이 지사 사이 벌어진 설전 다음날 나온 것으로, 일각에서는 정 의원이 정 총리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게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이 지사와 함께 제28회 사법시험 합격 동기생으로서, 30년 넘는 친분을 가진 정 의원은 앞서 이 지사의 킹메이커를 자처하고 나서기도 했다. 정 의원은 지난 5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이 지사는 정책추진력, 집행력이 뛰어나고 신속한 결단이 장점"이라며 "공정과 정의를 실현할 수 있는 추진력 있는 리더십이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정 총리와 이 지사는 7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을 두고 논쟁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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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코로나19로 인한 방역실태, 백신 수급 상황 및 접종 시기에 대한 긴급현안질문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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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의 발단은 이 지사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재정건정성보다 민생이 중요하다'는 취지로 강조한 정 총리의 인터뷰 기사를 공유하면서 "전적으로 공감한다. 지역화폐를 통한 재난지원금 전국민 지급을 다시금 요청드린다"고 촉구한 것이었다.


정 총리는 7일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이 지사를 향해 "오늘 서신을 드리는 이유는 제 신년 인터뷰에 대해 주신 말씀에 감사드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민생회복을 위한 정책을 만드는 일에 좀 더 깊이 토의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저는 더 이상 '더 풀자', '덜 풀자'와 같은 단세포적 논쟁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정 총리는 이 지사의 '지역화폐를 통한 재난지원금 지급' 주장에 대해 "정부가 투입한 재정이 효과를 내려면 조기에, 지원이 절실한 분야에 소비되어야 한다"며 "이런 효과는 기존 방식대로 신용카드를 충전하는 방식으로 지급해도 아무 문제 없이 달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해당 지역에서만 통용되는 지역화폐는 해당 지역민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을지언정, 국가 차원에서 굳이 이 방식을 채택해야 할 이유를 알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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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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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이 지사는 '관료에 포획되지 않으려면, 노무현 대통령님의 회한'이라는 제목의 글을 재차 올려 반박했다.


이 지사는 "새해 첫 독서, 노무현 대통령님께서 퇴임 후 남기신 '진보의 미래'를 다시 꺼내 읽는다"며 "서슴없이 '관료에 포획'됐다고 회고하신 부분에서 시선이 멈춘다. '균형재정' 신화에 갇혀있는 정부 관료들에 대한 이보다 더 생생한 술회가 있을까"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대안으로 '시대의 기온으로 관료주의를 극복해야 한다'고 덧붙이셨다"며 "오늘날 코로나와 양극화로 '서민들이 먹고사는 문제'를 넘어 '죽고사는 문제'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이때, 대통령님은 어떤 말씀을 주셨을까"라고 강조했다. 취약층 지원이 절박한 시기에 재정효율성을 따지느라 시간을 허비할 수 없다는 취지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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