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日, 남관표 주일대사 초치... '위안부 피해 배상' 판결 강력 항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日 "한일 청구권 협정·위안부 합의로 해결" 입장
교도통신 "강제동원 배상 판결보다 충격 클 것"

한국일보

남관표(오른쪽 두 번째) 주일 한국대사가 8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게 일본 정부가 배상해야 한다는 한국 법원의 판결이 내려진 직후 도쿄 일본 외무성 청사를 들어서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8일 일제 강점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서울 중앙지법의 원고 승소 판결에 대해 강력 반발했다. 2018년 대법원의 강제동원 피해 배상 판결 이후 갈등을 거듭하고 있는 한일관계에 또다른 난제가 될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를 외무성으로 초치해 한국 사법부의 판결에 강력 항의했다. 남 대사는 외무성을 나오면서 "이번 판결과 관련해 일본 정부의 입장을 들었고 우리로서는 한일 양국관계에 바람직하지 않은 영향을 미치지 않고 해결될 수 있도록 가능한 노력을 하겠다는 얘기를 했다"며 "해결을 위해선 차분하고 절제된 양국 간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일본 측은 위안부 피해자들이 제기한 소송과 관련해 ‘한 국가의 법원이 다른 국가를 소송 당사자로서 재판할 수 없다’는 국제법상 주권면제론을 내세워 소송 참여 자체를 거부해 왔다. 이처럼 재판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일본 정부가 항소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만약 일본 정부가 배상에 응하지 않는다면 한국 내 일본 정부의 자산이 처분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한일갈등의 불씨가 될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과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의 '최종적·불가역적으로 해결한다'는 내용을 거론하면서 그동안 한국 정부의 이행을 촉구해 왔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장관은 지난달 29일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권이 바뀌었더라도 (위안부 합의는) 국가 간의 약속"이라며 한국 정부에 합의 이행을 재차 요구했다.

일본 언론들도 이번 판결을 속보로 전하면서 한일관계의 악화를 전망했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의 자산 압류라는 전례 없는 상황을 법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것이므로 충격은 일본 민간기업에 배상을 명령한 강제동원 배상 소송을 웃돈다"고 전망했다. 요미우리신문은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됐다는 일본의 입장과 배치되는 판단이 나왔다"고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2018년 한국 대법원의 강제동원 배상 판결에 이어 일본 정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한국 사법부의 판단이 향후 한일관계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도쿄= 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