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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1%가 아닌 99%를 위한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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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믿는 자들의 민주주의·존 스튜어트 밀 선집

(서울=연합뉴스) 김준억 기자 = ▲ 1%가 아닌 99%를 위한 경제 = 폴 애들러 지음. 한은경·김윤진 옮김.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 경영학 교수인 저자는 현재 미국 정치 체제는 민주주의라고 부르지만, 사실상 부유층의 금권정치와 다를 바 없다며 대안으로 민주사회주의를 역설한다.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99%를 위한 경제 체제를 만들고자 한다면 기업이 투자와 상품, 노동에 대해 의사 결정을 내리는 방식을 반드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단순히 수익성만을 고려해서 의사 결정을 내려서는 안 되며 인류와 세계의 요구에 따라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업의 사적 소유권을 사회화된 공공 소유로 대체해야 한다는 급진적 방안을 제시한다.

소련 등 과거 사회주의 계획 경제가 성공하지 못한 이유에는 효율적인 자원 배분 실패와 개별 구성원들이 적극적으로 경제 활동을 하게 만들 동기 부여가 부족했다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데, 저자는 이런 문제들을 자본주의가 이뤄낸 기술 발달로 극복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작은 국가 규모에 육박하는 거대 기업에서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으로 효율적 자원 배분에 성공했다면 이를 국가 경영에 도입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생산활동을 진보적으로 사회화시킨다는 자본주의 속성 덕분에 민주사회주의로의 변혁을 이룰 가능성은 과거보다 훨씬 커졌다고 강조한다. 수만 개에 이르는 소규모 유통업체의 소유권을 사회화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지만, 이를 대체한 월마트처럼 단일한 거대 유통기업을 사회화하기란 상대적으로 훨씬 쉽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점점 낡아가는 자본주의 체제로 불필요한 고통이 발생하고 있고,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며 민주사회주의로의 변혁, 즉 99%를 위한 경제를 만드는 것은 그 무엇보다도 시급히 해야 할 일이라고 주장한다.

21세기북스. 376쪽. 2만원.

연합뉴스



▲ 쉽게 믿는 자들의 민주주의 = 제랄드 브로네르 지음. 김수진 옮김.

민주주의의 특성이 도리어 시민을 '잘 속는 사람'으로 만들고 '믿는 것'과 '아는 것'이 뒤엉켜 진실을 가리는 현실을 분석한 책.

저자는 인지 시장에서 진실 또는 정통 지식이 소수가 되고 마는 경향을 19세기 찰스 포트가 발명한 정보 취합 방식에서 역사적 기원을 찾는다. 논거를 되는대로 끌어모아 '밀푀유 케이크'처럼 켜켜이 쌓으면 각각은 형편없는 근거라도 '이 많은 게 다 거짓일 수는 없다'는 느낌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그럴듯한 진실로 여겨지게 되는 마술이다.

그렇게 만들어지는 정보의 양과 영향력은 인터넷 덕분에 예전과는 비할 수 없을 만큼 커졌다. 마이클 잭슨 사망, 9·11 테러에 대해 음모론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이를 믿는 이들도 적지 않다. 현재 세계 유력 인사들은 앞장서서 자신에게 유리한 '밀푀유식' 거짓 정보를 활용하고 심지어 생산하고 있다.

저자는 인지 시장 혁명과 민주주의적 요구의 보편화가 불러온 이 어두운 면을 '쉽게 믿는 사람들의 민주주의'라고 이름 붙인다. 민주적 사회가 긍정하는 비판적 사고가 체계성 없이 발휘되면 쉽사리 맹신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과학을 발전시키고 사회를 민주적으로 이끄는 데 공헌한 '의심과 비판'에 대한 신념이 때로는 진실을 공격해버리는 역효과를 낳는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책세상. 400쪽. 1만7천원.

연합뉴스



▲ 존 스튜어트 밀 선집 = 존 스튜어트 밀의 정치, 사회 저작을 엮은 선집이다. 국내에 널리 알려진 '자유론' 등은 여러 차례 출간된 바 있지만, 밀의 핵심 저작이 한 권으로 묶여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유론을 비롯해 공리주의, 종교론, 여성의 종속, 대의정부론, 사회주의론 등을 엮었다. 밀의 정치사상을 25년간 연구한 서병훈 숭실대 교수가 번역하고 각 권에 간략한 해제를 덧붙였다.

책세상. 1천36쪽. 4만8천원.

연합뉴스



justdu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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