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오전 청와대가 개최한 정·재계 인사들 신년 인사회에 영상으로 참석해 코로나19 조기 종식을 바라는 손 팻말을 들어 보이고 있다. [김호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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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전 국민 재난지원금 여론 조성에 착수하면서 정치권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야권에선 다가오는 4·7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를 위한 '악성 포퓰리즘'이라고 경계의 목소리를 높이는 반면, 정부·여당은 새해 벽두부터 '국민 위로'를 명분으로 전 국민 지급을 잇달아 언급하고 있다. 7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3차 재난지원금이 이달 11일부터 지급되는데, 어떻게 된 건지 최근 갑작스럽게 여당 측에서 4차 재난지원금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며 "국민으로 하여금 과연 정부를 믿고 안심할 수 있게 하는 행태인지 회의감이 든다"고 지적했다.
재난지원금 지급에 깔린 '선거 포퓰리즘'의 정치적 의도와 국정 운영 비판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5일 당 정책워크숍에서도 "정부는 지난달 국회 예산 논의 때 (야당에서) '코로나 재난지원금을 예산으로 확보하자'고 했는데도 겨우 3조원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며 "이제 와서 새해가 시작된 지 며칠 되지도 않아 추경 얘기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정 운영에서 한 달도 미리 내다보지 못하는 것이 이 정부의 실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4·15 총선 때도 정부·여당의 전 국민 재난지원금 추진이 패배의 원인이 됐다는 '트라우마'가 깊다. 당시 여당은 선거일을 9일 앞두고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여당이 총선에서 압승한 직후인 5월에 가구당 최대 100만원 상당의 지원금을 지급했다. 당초 정부가 재정건전성 등을 고려해 소득 하위 70% 이하 가구에 선별적으로 지급하겠다던 입장을 뒤집은 것이다.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선거가 다가오자 또 악성 포퓰리즘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며 "전 국민 재난지원금은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않고 경제정책 효과도 낙제점"이라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은 "재난지원금 지급에는 적극 찬성하지만, 국가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한 분들에게 2배, 3배를 드려서 절망에 빠진 자영업자, 소상공인, 실업자가 희망을 갖도록 해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4차 재난지원금 논의가 시작된 것만으로도 벌써부터 여론 호응도는 높다. 소상공인 등에게 선별적으로 주어진 2·3차 지원금과 달리 모두에게 실제 혜택이 주어지는 만큼 반대 목소리가 힘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 6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500명에게 설문조사한 결과 '4차 재난지원금은 전 국민에게 지급해야 한다'에 공감한다는 의견이 68.1%에 달한 반면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30.0%였다.
여권에서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국무총리에 이어 4차 재난지원금 전 국민 지급에 대한 발언이 잇따르고 있다. 이날 양향자 민주당 최고위원은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이자 보답 차원에서 재난지원금이 아닌 위로금 지급을 제안한다"며 "4인 가족에게 100만원은 줘야 한다"고 구체적인 액수를 제시했다. 김종민 최고위원도 인터뷰에서 "피해계층에 대한 맞춤형 지원보다 전체적 경기 진작을 위한 전 국민 지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신년 언론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고 경기 진작 필요가 생기면 재난지원금의 전 국민 지급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 총리도 언론과 인터뷰하면서 전 국민 재난지원금에 관한 질문을 받고 "국민이 살아야 재정건전성도 있다"며 "필요하다면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답한 바 있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계속해서 주장해온 이재명 경기지사도 최근 '4차 재난지원금 보편 지급' 요구를 담은 편지를 여야 국회의원 300명과 박병석 국회의장, 기획재정부에 보냈다.
[문재용 기자 /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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