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000 첫 돌파
2000선 돌파 13년 5개월 만에
한때 3027.16… 2968.21 폐장
신용융자 19조 ‘빚투’로 견인
외부충격 취약… 조정 올 수도
새 역사 쓴 한국 증시 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의 전광판에 장중 첫 3000선을 돌파한 코스피 지수가 띄워져 있다. 이날 코스피는 2.77포인트 오른 2993.34에 장을 개장해 3027.16까지 상승했다가 22.36포인트 내린 2968.21로 마감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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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장중 사상 첫 3000선 고지를 밟았다. 코스피 2000선을 돌파한 지 13년5개월여 만이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침체된 실물경제가 아직 회복되지 않은 데다가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빚을 내 투자)는 커진 상태여서 외부충격에 의한 하락 리스크도 커진 상황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장중 코스피는 전날보다 36.59포인트(1.22%) 오른 3027.16까지 상승했다.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2.77포인트(0.99%) 오른 2993.34에 거래를 시작해 상승폭을 키워 3000선을 넘겼다. 하지만 오후 들어 상승분을 반납하면서 전 거래일보다 22.36포인트(0.75%) 하락한 2968.21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1981년 1월4일 100포인트를 기준으로 처음 시작해 1980년대 저금리·저유가·저달러의 ‘3저 호황’을 업고 1989년 3월 처음으로 1000선을 뚫었다.
이후 코스피는 1998년 6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280.00까지 하락했다가 경제 회복으로 2007년 7월 2000선을 돌파했다.
하지만 이듬해인 2008년 10월24일 글로벌 금융위기로 코스피는 938.75까지 하락했다가 2010년 12월 다시 2000선을 회복했다. 이후 코스피는 2000선을 등락하며 ‘박스피’(박스권+코스피)라는 별명이 붙었다.
2017년 들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호황으로 2500선에 도달했고, 이후 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BBIG)으로 대표되는 신산업 성장 등으로 ‘코스피 3000’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지만 실제 돌파까지는 긴 시간이 걸렸다.
‘코스피 3000’ 돌파 주역은 단연 개인 투자자들이었다. 코로나19 여파로 급락한 증시 위기를 반등의 기회로 여기고 빚을 내면서까지 주식 투자에 뛰어들었고, 마침 정부의 저금리 정책 등 유동성 강화책이 맞물려 이례적인 상승을 일궈냈다. 개인투자는 증시를 견인했음에도 언제 부채가 터질지 모르는 ‘빚투’가 ‘양날의 검’으로 남았다. 지난 4일 기준 개인이 증권을 담보로 증권사에서 빌린 돈(신용융자잔고)은 19조3000억원으로 1년 전 9조원대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코스피가 지금과 같이 우상향하는 분위기에서는 빚투가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지만, 외부 충격으로 하락장이 온다면 피해는 커질 수밖에 없다. 과거 코스피가 1000선, 2000선을 넘길 때마다 상당기간 조정장이 왔던 사례가 있는 데다 코로나19 여파로 침체된 실물경제는 아직 회복되지 않은 것도 리스크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는 “국내보다 증시가 더 과열된 미국 증시에서 주가 하락의 방아쇠가 당겨질 수 있다”며 “그럴 경우 외국인이 이탈하면서 조정을 받게 된다. 그 시기는 대략 2분기 이전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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