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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긴급재난지원금

전국민 재난지원금? 야당 “떠나는 민심 돈으로 사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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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부산시장 보선 석달 앞둔 시점

이낙연·이재명 “경기 진작 위해”

당내선 2~3월께 지급 방안 거론

야당 “지난 총선서 재미 보더니 또”

중앙일보

선거와 돈 그래픽=신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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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에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론이 줄을 잇고 있다. 여당 내에선 4·7 보궐선거 전인 2~3월께 지급하자는 방안이 거론된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 속에 소상공인과 고용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오는 11일부터 지급되는 3차 재난지원금이 집행되기도 전에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추가 재난지원금 주장이 나온 것이다.

여권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야당은 “나라 곳간조차 선거 도구로 악용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종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5일 “정부·여당이 지난해 4월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총선에서 톡톡히 재미를 본 것은 주지의 사실인데, 이것을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 90일을 앞두고 꺼내든 것은 떠나는 민심을 돈으로 사겠다는 술수”라고 주장했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 구상을 먼저 내놓은 이는 더불어민주당 차기 대선 주자들이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4일 한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되면 경기 진작을 위해 전 국민 지원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급 시점에 대해선 “코로나19가 한창 퍼지고 있는데 ‘소비하라’ 하면 방역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코로나가 진정되고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더 적극적이다. 이 지사는 4일 국회의원 300명 전원에게 편지를 보내 “1차 재난지원금처럼 과감한 재정정책을 통해 소비를 촉진시킴으로써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 지사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해야 하고 규모는 1차 재난지원금을 넘어서야 할 것”이라며 ‘시한부 소멸성 지역화폐’ 방식을 제안했다.

잠재적 대선 주자로 꼽히는 정세균 국무총리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필요하면 (전 국민 지급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정 건전성보다 중요한 게 민생”이라면서다.

여당 지도부도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의원들 사이에선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서둘러야 한다”는 얘기가 많다. 민주당 원내 핵심관계자는 “늦어도 2~3월 중엔 지급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곧 본격적인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은 ‘선거용’이라고 의심한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선거를 앞둔 시점의 군불때기라면서다. 4·15 총선을 앞둔 지난해 3월 시작된 1차 재난지원금 논의에선 지급 대상을 놓고 정부안(소득 하위 50%)과 민주당안(소득 하위 70%)이 갈렸다. 하지만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대표가 “모든 국민에게 50만원 지급”을 제안하면서 정부·여당도 ‘전 국민 지급’으로 급선회했고, 지난해 5월 전 국민을 대상으로 4인 가구 기준 100만원씩 지급했다.

문제는 재정 여력이다. 2021년도 예산안은 역대 최대인 558조원 규모지만, 예비비 상당수가 3차 재난지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어서 추가 재원 확보가 쉽지 않다. 사실상 대규모 국채를 발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주무 부처인 기획재정부가 난색을 보이는 이유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민이 어렵긴 하지만 빠르게 증가하는 국가채무 규모도 관리해야 한다”며 “고소득층까지 전 국민에게 나눠주는 것보다는 저소득층이나 자영업자에게 맞춤형으로 집중 지원하는 게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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