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로 바뀌는 ‘고무줄 방역지침’…자영업자들 지친다

‘목소리 높이면’ 완화…일관성·기준·형평성 없이 적용

방역지침 한계점 노출…백신 접종 ‘희망고문’ 아니길

28일 오전 대전 중구 부사동 한밭체육관 주차장에 추가로 설치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방침에 따라 모든 시민은 코로나19 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2020.12.28/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대전=뉴스1) 심영석 기자 = 대전시가 ‘연말연시 특별방역 대책’을 4일부터 오는 17일까지 연장한 가운데 문 여는 시설과 문 닫는 시설 간 기준적용이 애매모호해 현장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사회적거리두기 단계의 완화 및 강화가 수차례 반복되면서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으로부터 기준에 대한 일관성이나 형평성, 지역 간 차별 등 문제점이 줄기차게 제기됐지만 별다른 개선사항 없이 기간만 또다시 연장됐기 때문이다.

대전시에 따르면 4일 0시부터 17일 자정까지 적용되는 방역 지침은 그동안 수도권에서만 적용되던 ‘5인이상 모임금지’가 전국으로 확대 됐으며, 나머지는 ‘연말연시 특별방책’과 동일히다.

이처럼 대전시가 단계 조정 없이 기간연장에 무게를 둔 방역지침을 결정한 것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늘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완전한 소강상태로 접어들지도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역에서는 Δ24일 13명 Δ25일 13명 Δ26일 6명 Δ27일 3명 Δ28일 30명 Δ29일 19명 Δ30일 7명 Δ31일 11명 Δ1월1일 4명 Δ1월2일 8명 Δ1월3일 4명 등 일 평균 10.72명의 확진자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와 지자체의 방역 단계 조정시마다 업종간 형평성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돼 왔으며,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실제, 대전에서 지난 6~7월 확진자가 속출했던 방문판매·직접판매 홍보관은 Δ면적 8㎡당 1명 제한 Δ밤 9시 이후 운영중단 Δ노래·음식 제공 금지 등을 조건으로 운영이 허용됐다.

대전시에 등록된 방문판매업소 및 홍보관은 지난 6월말 기준 807개에 이르고 있다.

반면, 종교시설은 온라인 영상 송출을 위한 최소 인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오로지 비대면 활동만 허용된다.

이와 반대로 지난해 8월 ‘광화문집회’직후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종교시설을 고위험군(중점관리시설)에서 제외한 바 있다.

이들 시설들은 모두 다중이 모인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방역지침 적용은 제각각인 셈이다.

또, 국내 코로나19 유행 초기 영업금지 시설에 포함됐던 PC방은 업주들의 강력한 항의 이후 고위험 시설에서 제외됐다.

이번 방역기준에도 좌석을 한칸 띄우고 이용자들이 물과 무알코올 음료 이외에 다른 음식을 먹지 않으면 정상 운영할 수 있도록 적용됐다.

일반음식점과 휴게음식점에 속하는 커피전문점의 방역수칙 차이를 두고도 형평성이 제기되고 있다.

식당의 경우 좌석 및 테이블 한 칸 띄우기 등을 전제로 낮 시간대에 영업을 할 수 있으며, 밤 9시 이후 다음날 새벽 5시까지는 포장·배달만 허용된다.

하지만, 카페(무인카페 포함)는 영업시간 전체 포장·배달만 허용된다.

학원도 당초 수도권의 ‘연말연시 특별방역대책’에서는 전면 금지된바 있다.

하지만, 이번 전국 확대 방역기준에는 Δ물·무알코올 음료 이외 음식물 섭취금지 Δ시설 면적 8㎡당 1명으로 인원 제한 또는 두 칸 띄우기 Δ밤 9시 이후 운영 중단 등을 전제로 운영토록 했다.

헬스장도 Δ밤 9시 이후 운영 중단 Δ시설 면적 4㎡당 1명 인원 제한 등을 전제로 영업제한을 슬그머니 풀어줬다.

이밖에 대전에는 없는 시설이지만 코로나19 감염확산 위험이 크다는 이유로 영업을 금지했던 스키장 등 실외 겨울스포츠 시설의 영업재개도 ‘고무줄 방역기준’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 11월7일 ‘새로운 거리두기 5단계 기준’을 내놓고도 Δ2+α Δ2.5+α 등 정부 스스로가 ‘누더기 방역지침’을 만들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서구 갈마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신모씨(56)는 “정해 놓은 지침대로만 적용하면 될 텐데 수시로 바뀌는 방역지침을 일일이 펼쳐볼 수도 없고 답답하다”며 “불만을 호소하는 업종은 슬그머니 풀어주는 등 일관성도, 기준도 없다. 이러니 (사회적거리두기)단계 조정이 정치적이라는 비판을 받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전의 한 원로 의사는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이젠 일상생활 속에서 전파가 이뤄지고 있어 현재의 방역수칙으로는 큰 폭의 감소세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다”며 “방역 수칙이나 기준도 숙의과정을 거쳐 다듬어야 한다. 무엇보다 정부의 2월 백신 접종 개시 등의 발표가 국민들에게 ‘희망고문’으로 끝나지 않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km503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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