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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오은영 "코로나 시대, 아이와 행복하게 지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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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SBS에 있습니다.

■ 방송 :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월~금 (14:00~16:00)
■ 진행 : 주영진 앵커
■ 대담 :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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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영진/앵커: 올 한 해는 그야말로 코로나19 이 이야기 말고는 다른 얘기를 찾아보기가 힘든 한 해였죠. 사회적 거리 두기 때문에 가족이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그러면 가족이 함께 있으면 더 행복하고 편안해야 할 텐데 의외로 가족 간의 갈등이 심해졌다 이렇게 토로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어떠신지요?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함께 이 이야기를 좀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올 한 해를 결산하고 내년을 이야기하는 참 좋은 소재가 아닐까 싶은데 어서 오십시오, 선생님.

▶ 오은영/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안녕하세요?

▷ 주영진/앵커: 실제로 이런 일들이 많이 있는 겁니까?

▶ 오은영/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많이 있습니다. 어쨌든 가족은 유대관계를 기본으로 해서 굉장히 많은 정서적인 상호작용을 나누는 관계인데요. 어쨌든 이제 코로나 위기가 있으면서 집에서 같이 밀착되어 있는 시간이 늘어났죠. 그러다 보니까 이전에는 잘 몰랐던, 사실은 없었던 게 아니라 잘 몰랐던 거죠. 갈등은 여전히 있었지만 각자 나름대로의 다양한 방식으로 처리를 하고 살았던 거죠. 싸울 것 같으면 잠깐 밖에 나갔다 온다든가 아니면 친구를 만나고 들어온다던가 아니면 카페에 가서 커피를 한잔 마시고 약간 진정하고 들어왔는데.

▷ 주영진/앵커: 그게 다 안 되는 거네요, 지금.

▶ 오은영/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지금은 그렇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다 없는 거죠, 어떤 것도. 그러다 보니까 집 안에서 모여 있으면서 원래 가지고 있었던 문제들이 그대로 이제 노출이 되고 또 그 방법들을 제대로 해결할 수 있는 더 좋은 방법을 아직 우리가 알지 못하고 있는 거죠. 그러다 보니 갈등이 더 늘어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주영진/앵커: 특히 학생들이 학교에 가 있는 시간은 또 다른 면에서 보면 어머님들은 조금 쉴 수 있는, 육아로부터 좀 부담을 벗을 수 있는 시간이었는데 올해는 그것도 안 됐단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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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은영/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학교나 선생님들이 참 감사해요, 사실은 보면. 그런데 그것도 그렇지만 사실 제일 걱정이 되는 건 아이들이 이제 동이 트면 깨서 밥을 먹고 샤워하고 양치도 하고 옷도 입고 일정한 거리를 걸어가서 교문으로부터 해서 운동장을 가로질러서 교실로 들어가고 자기 자리를 찾아서 들어가서 앉아 있고 점심에 급식을 먹고 또 끝나면 오고 이런 것들이, 이런 것들이 루틴의 일상이라고 하는 건데요. 이런 것들을 매일매일 하는 것이 생리적인 건강 그러니까 신체적 건강이라고도 할 수 있죠. 그리고 적응 기능, 그런 어떤 사회적 기능 이런 거의 발달에 굉장히 도움이 되는 과정이었는데 지금 코로나로 인해서 이 루틴이 다 무너졌거든요. 그러니까 아이들의 건강도 걱정이고 또 사실 아이들하고 집에서 부모님이 같이 있으면서 갈등이 더 심해졌고 이 갈등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서 사이가 나빠지고. 지금 이제 이러한 문제들이 아주 극대화되고 있는 시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주영진/앵커: 그러면 선생님과 이 이야기를 나눴는데 실제로 아이를 키우고 계시는 이 육아 부담과 관련해서 주부의 진솔한 이야기를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팀에서 직접 들어봤습니다. 선생님도 한번 잘 들어봐 주시기 바랍니다.

▷ 주영진/앵커: 그러지 말아야지 반성하고 또 화를 내게 되고. 선생님, 정말 저 마지막 문장처럼 어떻게 해야 됩니까?

▶ 오은영/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부모 역할이 제일 어려운 것 같습니다. 너무 사랑하는 대상을 잘 키워야 되니까 사실은 사랑의 마음이지만 걱정도 많고 불안하고. 지금 또 코로나 위기가 오면서 우리 모든 전 지구인이 다 좀 불안하고 그런 것 같아요.

▷ 주영진/앵커: 그렇죠, 전 지구인들이.

▶ 오은영/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그런데 이제 어떤 어르신들은 아마 이 영상을 보시면 이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코로나 위기가 없던 시대에도 저렇게 어린애들은 원래 하루 종일 부모가 키우는 게 맞아요. 뭘 이렇게 새삼스럽게 힘들다 그래요. 그러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 이제 제일 중요한 건 우리가 코로나 위기를 딱 직면해서 많은 부모님들이 잘 됐다. 이번 기회에 가족들이 조금 같이 있으면서 이제까지 못했던 것들 대화도 많이 하고 또 서로 이해하고 파악하는 시간을 많이 가져보자 이렇게 출발은 다 좋게 출발했어요. 그런데 지금 이게 길어지다 보니까 너무나 많은 문제들이 있는데요. 지금 사연을 보내신 이 어머님 같은 경우에는 제가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 아이는 굉장히 어린아이거든요.

그런데 어린아이들은 성장 발달을 하면서 끊임없이 변화를 경험합니다. 그런데 그 변화는 언제나 문제를 동반합니다. 우리가 두 발과 두 다리로 기다가 걷게 되면 이것이 성장 발달이지만 사실 아이들은 넘어지기도 합니다. 이 넘어지는 것 자체가 문제이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이 문제가 꼭 질병적인 문제가 아니라 아이들이 성장 발달하면서 겪는 문제들이거든요. 그런데 이 문제를 부모가 잘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있어요. 그리고 아이들은 끊임없이 신호를 보내거든요. 그런데 끊임없이 보내는 신호를 부모가 잘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들도 있기 때문에 더 힘든 것 같아요. 그런데 또 잘 키우려다 보니까 문제가 생기면 빨리 처리하고 싶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제 어머님께 무슨 말씀을 드리고 싶냐 하면 아이들한테 뭐 물론 화도 내고 그러면 또 후회도 하고 자는 아이 보면 눈물 나고 막 이러죠. 그렇지만 이 어머님이 평소에 더 많은 부분에서 사랑해 줄 겁니다. 그러니까 어쩌다 한 번 화를 낸다고 해서 아이의 인생이 그렇게 망가뜨려지지 않습니다. 이 아이를.

▷ 주영진/앵커: 너무 자책하지 마시라.

▶ 오은영/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가장 잘 이해하고 가장 잘 사랑하고 가장 오랫동안 제대로 키울 분은 어머님이지 제가 아닙니다. 저는 조금 알려드리는 거지 이분이 제일 잘 키울 수 있다는 거에 조금 자기 확신을 가지시고 아이가 보내는 신호를 조금 한 발 물러서서 잘 관찰해 보고 잘 기록해 보는 그런 것 좀 한번 해 보십사 하는 것을 권유드립니다.

▷ 주영진/앵커: 지금 말씀 듣다 보니까 말이죠. 최근에 SNS를 보다 보면 지금의 상황, 이 가족이 한 집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상황과 관련해서 아주 재미있는 글들이 많이 돌던데. 제가 한번 찾아봤어요. 봤더니 일단 기본적으로 어머니가 워낙 힘드시니까 어머니의 편을 들어주는. 일단 주는 대로 먹는다. 텔레비전을 끄라고 하면 당장 끈다. 사용한 물건은 즉시 제자리에. 엄마가 말하면 바로 움직인다. 그리고 엄마에게 쓸데없이 아마 저 부분은 대들지 않는다 뭐 이런 것 아닐까. 말 걸지 않는다. 오죽하면 저런 글들이 SNS에서 돌까. 그만큼 어머니, 어머니의 어떤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 그래서 어머니의 심기를 우리가 살펴야 한다 뭐 이런 것 아니겠습니까?

▶ 오은영/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그런데 뭐 언제나 이런 말씀을 드리지만 이제 코로나 위기를 맞이해서 더 좀 제가 꼭 좀 당부를 드리고 싶은 게 있거든요.

▷ 주영진/앵커: 선생님 십계명, 이른바 십계명 준비하셨다고 하는데 그거 한번 보면서 말씀을 해 주시면 이해가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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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은영/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실 이게 뭐 그렇게 엄청난 새로운 얘기는 아닙니다. 이미 부모님들이 다 알고 계시는 거고요. 이거 그냥 제가 정리했을 뿐입니다. 그런데 아이의 말을 중간에 끊지 말라는 거는 경청을 얘기하는 건데요. 우리가 입이 하나고 귀가 2개인 이유가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할 수 있는 일을 대신 해 주지 말라는 거는 이것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와 실수를 경험하면서 아이들은 성장을 합니다. 그리고 따뜻한 눈길이라는 건 사랑을 담은 이 눈길로 굉장히 많은 것들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사랑을 직접 표현하고 해 주세요라는 거고요. 또 내가 어른이지만 타당하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하는. 내가 어른인데 그렇게 말하는 게 아니었다. 내가 엄마로서 너를 그렇게 대하는 게 아니었는데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들은 너무 부끄러워하지 마시라는 거. 그리고 아이도 자존심이 있습니다. 여러 사람 앞에서 나무라지 않는 게 좋습니다. 할 말은 조용하게 아이와 잘 격식을 갖춰서 차분하게 말씀하시는 게 필요합니다.

▷ 주영진/앵커: 5가지 이야기해 주셨고요. 또.

▶ 오은영/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아이를 사랑은 하지만 너무 오냐오냐해서 사람이 살아가는 데는 기본 질서, 원칙이 있습니다. 이 기본 질서와 원칙을 배우면서 인간은 조절 능력을 배워갑니다. 그래서 버릇없이 너무 키우지 마시고. 그렇지만 때리는 거는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어도 절대 해서는 안 되는 겁니다.

▷ 주영진/앵커: 사랑의 매는 없다.

▶ 오은영/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없습니다. 왜냐하면 어떤 인간이 다른 사람을 때릴 수 있는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기 때문에 때리지 마셔야 되고요. 아이가 화낸다고 같이 화내시지 말라는 얘기는 그렇게 되면 교육의 장이 아니라 싸움의 장이 됩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끊임없이 가르치는 대상입니다. 아이는 싸울 대상이 아닙니다. 그리고 더욱이 싸워서 이길 상대가 아니기 때문에 부모가 자기 감정을 잘 조절하는 건 필요합니다. 그리고 약속은 할 때는 꼭 지켜야 된다는 마음을 가지고 하시고요. 이것을 통해 신뢰와 믿음이 생깁니다. 그리고 아빠는 다 바쁘신데요. 물론 요즘 엄마들도 다 바쁘시지만 특히 아빠가 바쁘실 때는 시간의 양보다는 아이하고 보내는 시간 동안에 좋은 경험과 추억을 잘 쌓는 것이 향후에 아이가 아빠하고 좋은 관계를 맺는 데 굉장히 중요합니다.

▷ 주영진/앵커: 2020년은 모든 가정에게 각별한 의미가 있는 그런 시간이었으리라 생각이 되고요. 2021년 각 가정에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 한번 얘기해 주시죠.

▶ 오은영/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우리 가족이 더욱이 소중하다는 걸 이번 기회에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이 가족과의 관계에서 좋은 추억과 기억을 남기셔서 인생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힘든 일이 있을 때 이것을 통해서 잘 겪어가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2021년에는 반드시 좋은 날이 올 거라고 저는 기대합니다.

▷ 주영진/앵커: 저도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 오은영/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응원합니다.

▷ 주영진/앵커: 그 말씀 들으니까 더 힘이 납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오은영/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감사합니다.

※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으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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