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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故박원순 시장 성추행 의혹

"경찰, 고 박원순 성추행 내용 밝혀야 했는데 미진 … 덮어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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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심기보좌' 비서에게 말·표정·행동으로 2차가해"]

머니투데이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이 지난 7월 22일 오전 서울의 한 모처에서 열린 '박 시장에 의한 성폭력 사건 피해자 지원단체 2차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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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를 지원한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은 31일 "피고소인(박 전 시장)의 사망에 따른 공소권 없음은 예견됐던 일이지만, 경찰이 그동안 확인한 내용은 어느 정도 밝혀야 한다는 게 여러 번 촉구한 내용이었는데, 그것에는 굉장히 미진했다"고 평가했다.

김 부소장은 이날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전날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에 대해 이처럼 말했다.

박 전 시장 사망에 따른 성추행 사건 수사 종결은 불가피한 일이지만, 경찰이 확인한 성추행 사실관계조차 밝히지 않아 피해자 2차 가해 등 혼란스러운 상황을 초래했다는 문제의식이다.

김 부소장은 또 "경찰은 모든 참고인을 만나고 자료를 확인하며, 피해자가 제출한 핸드폰도 다 봤는데, 이것이 다음 단계로 가면 국민들이 더 확인할 수가 없다"면서 "검찰이 받고 그냥 공소권 없음으로 2~3일 만에 덮어버리는 게 아니라 어떤 내용이었는지 더 확인하고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피해자 측이 검·경에 제출한 자료를 국민에게 공개할 필요가 있지 않나'라는 진행자 질문에는 "그렇게 생각이 되느냐.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이어 과거 고위층의 성폭력 사건을 언급하며 "10년 넘는 세월 동안 피해자들은 많이 싸워왔는데, 자료와 진술을 하나하나 언론에 공개했을 때 과연 피해자에게 법·제도적 권리가 보장되는 방식인지"라며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것과 별개로 제도와 절차 아래 결론 나는 것과는 다른 길이다"라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수사결과 발표를 두고 오성규 전 시장 비서실장이 '고소인 측 주장이 거짓 또는 억지로 확인됐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부소장은 "피해자는 애초에 방조죄(대상인 박 전 시장 주변 인사)는 고소를 고려하지 않았다. 동료나 상사, 공무원으로서 수십년간 함께 일할 수 있는 분들을 형사처벌해달라고 진술하는 게 부담스러워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이것을 제3자(가로세로연구소)가 고발했다"면서 "피해자로선 4년간 (보직을) 이동하고 싶단 얘기, 성적 고충, 박 시장의 (가해) 상황을 (주변에) 얘기했던 것이라도 (수사기관에) 얘기하고 싶은 마음으로 진술 또는 자료 제출을 했던 것"이라며 "여기서 나온 증거불충분을 두고 피해자 주장이 허위였다고 한 건 피해자 공격"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피해자 정보에 대해 "피해자가 쓴 손편지의 글씨체, 이름과 무슨 과에서 일한다, 어제는 심지어 피해자 사진까지 포털 사이트 등에 올라왔는데 이건 굉장히 문제적이고 위협적인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피해자 손편지 공개로 성추행 사실을 의심하는 시선에 대해선 "아침 6시부터 밤 10시까지 기분을 살피며 간식과 약을 챙기고 '시장님, 괜찮으세요?' '재선, 3선 도전하시는데 어떤가요?' 누구 때문에 화내면 '괜찮으세요'라며 눈치 보는 게 심기 보좌를 하는 비서의 노동"이라며 "여기서 나온 피해자의 표정과 말, 행동, 메모를 가지고 '이렇게 일했던 사람이 성폭력 겪은 것 맞아?'라고 하면 위력에 의한 성폭력 피해자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 같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사건이 여성단체 인사로부터 정치권에 사전 유출됐다'는 수사 결과에 대해선 "공동행동 289개 단체 중 이 사건에 대응에 결합하지 않은 단체에서 저희가 피해자 변호사를 최초에 만나려고 약속했다는 사실을 알고 친한 국회의원에게 얘기했다고 나와 있다"면서 "굉장히 엄정하게 처리돼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변휘 기자 h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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