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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공항서 미사일 공격 추정 폭발, 최소 25명 사망 110명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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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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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현지시간) 예멘 남부 아덴의 공항에서 큰 폭발이 일어난 직후 사람들이 달아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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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째 내전 중인 예멘의 공항에서 30일(현지시간) 미사일 공격으로 추정되는 큰 폭발이 일어나 최소 25명이 사망하고 110여명이 다쳤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당시 현장에는 마인 압둘말리크 총리를 비롯한 예멘 내각 각료들이 있었지만 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에 따르면 폭발은 이날 예멘 남부의 항구도시이자 임시 수도인 아덴의 공항에서 마인 총리 등 새로 구성된 예멘 내각의 각료들을 태운 비행기가 착륙한 직후 발생했다. 비행기에서 내리던 각료들은 폭발음이 들리자 비행기 안으로 다시 들어가거나 계단 아래로 내달리며 몸을 숨길 곳을 찾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또 현장 관계자를 인용해 “공항 건물 근처에서 굵은 연기기둥이 솟아올랐으며 활주로와 공항 여기저기에 쓰러진 사람들이 즐비했다”고 보도했다.

예멘 보건부는 폭발로 최소 25명이 사망하고, 110명 가량이 부상을 당했다고 밝혔다. 또 부상자들의 상태가 심각해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는 현장에 있던 소속 직원 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마인 총리를 비롯한 각료들은 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대통령궁으로 즉시 이동했으며 이후 마인 총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신과 각료들은 무사하며 다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폭발을 두고 “비겁한 테러 공격”이라며 “예멘과 우리의 위대한 국민들에 대한 전쟁 행위”라고 했다.

AP통신은 예멘 정부가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이 공항에 4발의 탄도미사일 공격을 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각료들은 “비행기를 공격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비행기가 조금 더 일찍 착륙해서 공격을 받았다면 재난이 됐을 것”이라고 AP통신에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소유의 ‘알아라비아TV’는 “관료들이 향한 대통령궁 근처에서도 폭발이 일어났으며 폭탄을 가득 실은 채 대통령궁 공격을 시도하던 드론을 군이 격추시켰다”고 보도했다. 후티 반군은 현재까지 이 폭발과 관련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예멘 정부와 남부 분리주의 세력 인사들로 구성된 예멘의 새 내각 각료들은 예멘 임시 정부가 있는 사우디의 수도 리야드에서 돌아오는 길이었다. 예멘 정부와 남부 분리주의 세력은 지난해 말 양측 인사들이 장관직을 나눠갖는 형태의 내각을 구성하기로 합의했고, 이달 초 합의대로 새 내각을 출범시켰다. 서로 간의 균열을 봉합하려는 시도였다.

당초 양측은 예멘 북부를 점령한 시아파 후티 반군에 맞서 함께 전투를 치러왔다. 그러나 전투가 소강상태에 접어들자 내부 분열을 일으켰다. 수니파 동맹국 중 사우디의 지원을 받는 예멘 정부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지원을 받는 남부 분리주의 세력이 서로 입장차를 보이면서 지난해엔 아덴에서의 주도권을 놓고 전투까지 벌였다.

2014년부터 계속되고 있는 예멘 내전은 시아파 후티 반군이 수도 사나를 점령해 수니파 정부의 압드라보 만수르 하디 대통령을 축출하면서 촉발됐다. 인근 수니파 국가인 사우디로 망명한 하디 대통령은 사우디에 내전 개입을 요청했고, 접경국에서 시아파 세력과 이란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경계하던 사우디는 2015년 UAE 등 걸프지역 수니파 국가들을 규합해 예멘 내전에 참전했다. 반면 시아파 종주국을 자처하는 이란은 후티 반군을 물밑지원하면서 내전은 국제 대리전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

이후 ‘수니파 연합’내에서도 내전 이전엔 서로 적대적이었던 예멘 정부와 남부 분리주의 세력 간에 내분이 일었고, 사우디는 예멘 정부를, UAE는 분리주의 세력을 각각 편들면서 ‘내전 속 내전’의 양상으로까지 치달았다.

AP통신은 이 내전으로 현재까지 민간인 포함 11만2000명 가량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또 수니파 국가 연합군이 후티 반군에 대한 이란의 지원을 차단하기 위해 호데이다 항구 등을 봉쇄하면서 식량의 대부분을 수입하던 예멘의 국민들이 집단 아사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박용필 기자 phi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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