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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이슈 치료제 개발과 보건 기술

[인터뷰] 이광원 강북힘찬병원장 "인공관절 로봇수술로 불필요한 연부조직 손상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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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이광원 강북힘찬병원장./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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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련된 의사라고 하더라도 소위 ‘눈대중(눈으로 보아 어림잡아 헤아림)’으로 인한 오차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인공관절 수술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 ‘로봇’을 활용하면 미세한 오차를 줄일 수 있어 수술 범위 외 불필요한 손상을 예방할 수 있죠."

이광원 강북힘찬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최근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수술 전 CT 촬영을 통해 환자 상태를 정확하게 분석해 수술 계획을 수립하며, 수술 범위 외 불필요한 연부조직의 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노년 질환인 '무릎 퇴행성관절염'은 관절 연골이 닳으면서 마모돼 허벅지뼈(대퇴골)와 정강이뼈(경골)가 부딪히는 것이다. 관절염 초·중기에는 주사치료나 물리치료, 운동요법 등 다른 치료를 진행하지만 연골이 모두 닳은 관절염 말기에는 인공관절 수술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국내에서 무릎 퇴행성관절염 환자가 증가함에 따라 인공관절수술 환자도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무릎 인공관절 수술 환자수는 지난 2015년 5만 6390명에서 2019년 7만 7579명으로 4년 만에 37.5% 증가하며 매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인공관절수술은 연골이 모두 마모돼 제 기능을 다할 수 없는 마지막 단계에서 손상된 뼈를 절삭해 인공관절 구조물을 넣는 수술이다. 환자의 해부학적 뼈 구조, 인대, 근육 등 연부조직 상태를 고려해 환자에게 맞는 인공관절의 크기와 삽입 위치를 정하고, 다리 축 정렬과 인대의 균형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인공관절수술에 첨단 의료기기와 기술을 접목한 로봇 인공관절 수술이 많이 활용된다. 인공관절 수술에 로봇은 2000년대 초반 도입됐다. 환자 임상 사례가 쌓이고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장비가 진화하면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 원장은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수술 전부를 로봇이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가 정확하고 정밀한 수술을 할 수 있도록 로봇의 도움을 받는 것"이라면서 "비유하면, 수술 시 의사를 돕는 로봇은 곧 영화 에어리언3에 나오는 힘을 보조하는 로봇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수술은 어떻게 이뤄질까.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수술 전 CT 촬영 영상을 통해 환자 무릎 정보를 얻어낸 뒤 이를 바탕으로 수술 전 미리 퇴행성 관절의 절삭 부위를 계산한 후 로봇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계산된 좌표값에 따라 수술을 진행한다. 이 원장은 "0.5mm 이하로 오차를 줄이면서 보다 정확한 수술을 진행할 수 있다"면서 "로봇 팔에 부착된 절제톱을 통해 빠르고 정확한 절삭이 이뤄진다. 계획된 수술 범위 밖으로 절삭이 이뤄지지 못하게 하는 안전장치(햅틱 기술)가 있어 최소한의 뼈만 정확하게 깎아내고 주변 인대와 근육 손상을 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술 오차 범위를 줄이고, 정확도를 높여 환자의 출혈과 통증 감소, 빠른 회복을 돕는다"고 강조했다.

인공관절 수술 로봇 중 대표적으로는 '마코 스마트로보틱스(Mako SmartRobotics)'가 있다. 마코 스마트로보틱스는 세계 최대 정형외과용 로봇수술 기기 회사인 스트라이커에서 2006년 개발했으며,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마코 로봇 유효성은 여러 연구에서도 증명됐다. 2019년 ‘슬관절수술저널’(The Journal of Knee Surgery)에 발표된 ‘마코 로봇수술에서 뼈 절삭의 정확성’ 논문에 따르면 105명의 환자 중 94.29%인 99명의 수술이 계획된 절삭범위 1㎜ 이내에서 수술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국제 골관절연구 학술지(Bone & Joint Research)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인공관절 로봇수술과 일반수술 환자의 수술 후 통증지수를 비교했더니 수술 후 첫날부터 8주까지 로봇수술 환자 그룹의 평균 통증지수가 일반수술 그룹보다 약 55.4% 더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원장은 "관절은 한 번 마모되고 손상되면 1~2년 아픈 게 아니라, 평생에 거쳐 고통을 준다"면서 ‘옛날에는 인공관절수술을 꼭 해야 하냐는 인식도 많았지만, 의학기술 발전으로 갈수록 더 높은 연령대의 분들도 수술을 받고 삶의 질이 좋아진다. 수술 환자 중에는 93세 어르신도 계신다. 안전성과 정확도를 높인 수술로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윤서 기자(pand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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