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전 서울 중구 명동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 /사진=머니투데이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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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회(Six times), 곰탕(Bear Tang), 닭모래집(Chicken Asshole House), 생고기(Lifestyle Meat)….
과거 한국을 찾은 외국인관광객들이 방문한 식당에 잘못 번역돼 걸려 있던 사례들이다. 신(新)한류 주축으로 한식 등 K-푸드가 급부상하고 코로나19(COVID-19)로 쪼그라든 방한 관광시장 확대를 위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일부 식당에선 음식 이름이 오역돼 있어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질 때가 있다.
'주물럭', '두루치기', '잡채' 등의 우리 음식의 이름이 한식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외국인들에게 제대로 전달하도록 번역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자체·공공기관들이 번역을 하고 점검하는 데 있어 통일된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지적인데, 앞으로는 이 같은 오역 사례가 줄어들 전망이다.
한국관광공사(이하 공사)는 음식명 외국어 번역 표기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확대 보급하기 위한 책자 '음식명 외국어 번역 표기 기준'을 발간한다고 30일 밝혔다.
공사는 지난 10여 년간 방한 외국인 관광객 언어불편 해소를 위해 음식명을 외국어로 번역해 홍보하고 제대로 된 메뉴판을 보급하는 사업을 펼쳐왔다. 그러나 지자체 등 공공기관들이 각각 개별적으로 외국어 번역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공사의 통일된 정보가 제공되지 못해 관광 현장에선 여전히 혼선이 빚어졌다.
한국관광공사 음식관광 플랫폼에서 검색한 '닭똥집'의 외국어 표기명. /사진=한국관광공사 홈페이지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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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공사는 기존 외국어표기 용례사전과 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법 기준으로 바탕으로 전문 교수진 참여와 한국문화에 익숙한 외국인 자문역들의 감수를 통해 공식적인 음식명 외국어 번역 표기 기준을 내놨단 설명이다. 번역 외국어는 영어, 중국어(간·번체), 일본어 등 총 4가지다.
이번 기준은 한국 음식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외국인도 쉽게 알 수 있도록 표기하는 데 초점을 뒀다. 음식명에 학명이 그대로 번역돼도 이해하기에 무리가 없을 지, '잡채'와 '순대'를 의미하는 한자어는 적절한지 등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 과정을 거쳤다.
특히 음식명을 기계적으로 번역하기보다 가급적 식재료, 조리법, 맛, 용기 등의 특성을 살렸고 문화 차이로 인한 오해나 혐오감을 유발하지 않도록 하는 데에도 주의를 기울였다. 비빔밥, 김치, 고추장, 막걸리 등 이미 해외에서 유명하거나 고유명을 보존할 필요가 있는 음식은 한국어를 그대로 살리되 음식에 대한 설명을 추가했다.
이 표기 기준은 내년 1월 중으로 공사 음식관광 플랫폼에서 확인 가능하며 지자체, 공공기관은 물론 개인 식당 등 누구나 사용 가능하다. 추후 발간될 표기 기준 책자는 전국 지자체와 유관기관에 배포된다. 공사는 1만2000여개에 이르는 음식명 외국어 번역 데이터도 편리하게 검색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다.
류한순 공사 음식쇼핑기반팀장은 "이번 음식명 외국어 번역 표기 기준은 정부 부처 간 합의로 한식진흥원에서도 이 기준을 표준으로 삼기로 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며 "향후 모바일 비대면 주문결제 적용 뿐 아니라 급증하고 있는 K-푸드 콘텐츠를 더 정확하고 이해하기 쉽게 전달할 수 있도록 계속 보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 말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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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목 기자 mo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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