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 홈페이지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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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유럽연합(EU)간 투자협정이 이르면 이번주 체결될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협정이 체결되면 유럽 기업들의 중국 시장 진출의 문턱이 낮아지고, 중국은 미국의 대중압박을 누그러뜨리는 효과를 얻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SCMP는 이날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EU 27개 회원국 전체가 중국과의 투자협정을 승인했으며, 이르면 48시간 이내 협정이 타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EU 회원국 대사들이 이날 브뤼셀에서 이 협정을 이끄는 EU 집행위원회로부터 협정 내용을 보고받았으며, 어떤 이의도 제기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중국과 EU는 2014년부터 투자협정 체결 논의를 해왔으며, 올 연말 타결을 목표로 협상을 벌여왔다. 협상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노동권에 관해 중국이 과거보다 진전된 입장을 내놓았고, 이를 EU 회원국들이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양측의 공동 노력하에 근래 협상에 중대한 진전이 있었으며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협정이 조속히 결실을 거둬 무역협력의 제도적 틀을 굳건히 하고 양측 기업과 인민에 이익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유럽은 투자협정을 통해 중국에서 외국인 지분 한도 등과 같은 투자 장벽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협정이 체결되면 유럽은 중국에서 통신, 금융, 전기차 등 분야에서 높은 시장 접근권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EU는 이미 높은 수준의 대외 투자 개방도를 유지하고 있어 이번 협정은 EU가 중국에서 투자 혜택을 더 누리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중국이 협상에서 많이 양보한 것 같지만, 미국의 대중압박이 강화한 시점에서 EU와의 투자협정 체결은 중국의 외교적 성과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 컨설팅업체 로디움그룹의 중국 전문가인 노아 바킨은 SCMP에 “도널드 트럼프의 4년 이후 EU는 중국과 관련해 독자적인 길을 걸어가겠다는 선명한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며 “이번 협상의 가장 큰 승자는 베이징”이라고 평가했다. FT도 “이번 협정 체결은 EU가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미국 측에 중국의 도전에 맞서 ‘대서양 동맹’을 복원하자고 제안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나왔다”며 “바이든 행정부와 마찰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다만 EU 국가 정부들이 합의한다고 해도 일부 회원국에선 의회의 비준을 받아야 한다. 코로나19 확산을 둘러싼 책임 공방과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강행, 위구르족 인권 문제 등과 관련해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반중 감정이 과거보다 높아져 의회 문턱을 통과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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