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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160조 자산상각한 글로벌 석유회사…유가 전망은 여전히 암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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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충격으로 유가 폭락 여파

재생에너지, 전기차에 밀려 석유 수요 전망 어두워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유가가 폭락하는 등 위기를 겪으면서 글로벌 정유사들이 대규모 자산 상각을 결정했다. 글로벌 석유회사들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자산상각에 나선 것은, 석유업계의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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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동안 글로벌 정유사들이 1450억달러(160조원)의 자산상각을 결정했다. 이는 유가가 큰 폭으로 떨어져 대규모 자산상각이 이뤄졌던 2015년(721억달러), 2016(185억달러)의 기록을 넘어선 수준이다.


석유업계는 그동안 유가가 폭락해 현금 사정이 나빠지면 석유나 천연가스 유정 등에 대한 자산가치를 반영해 자산 상각을 결정했다. 석유회사 등은 자산가치 상각 등을 통해 배당 부담을 줄이는 한편, 채무 비율 등을 현실화해왔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에는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WSJ는 이와 관련해 글로벌 석유업체들이 장기적으로 원유 시장이 회복세를 우려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코로나19의 영향 외에도 전기자동차의 증가나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발전 확대, 기후 변화를 우려 등이 석유 산업의 미래를 어둡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직접적인 위기는 코로나19로 인한 석유 수요 감소가 얼마나 이어질지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로열더치셸이나 BP 등 유럽계 석유회사를 시작으로 해서 이제 콘초 리소스나 옥시덴탈 페트로리움 등 미국계 석유회사 역시 잇달아 자산상각에 나섰다. 올해 4분기에는 엑손모빌과 셰브런 역시 자산 상각에 나서, 연간 단위로 보면 자산상각 규모는 더 커지게 됐다.


KPMG의 레지나 메이어 글로벌 에너지 담당은 "자산상각은 단기적인 자산가지 축소를 반영할 뿐 아니라 많은 기업이 유가가 예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할 것이라는 믿음을 반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 글로벌 정유사들은 내부적으로 유가 전망을 하향조정하고 있다. 유가 회복에 대한 기대가 낮아짐에 따라 글로벌 석유회사들은 신규 투자에서도 보다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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