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법상 사유 명백하지 않으면 불인정…심사위원수 50명으로 확대
난민 신청 (PG) |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정부가 체류연장 목적으로 남용되는 난민 재신청을 제한하기 위해 중대한 사정 변경 없이 재신청할 경우 심사 부적격 결정을 내리는 등 각종 제도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난민심사의 전문성과 신속성을 강화하기 위해 난민위원회 위원을 15명에서 최대 50명으로 늘리고 난민 신청자나 이의신청인의 절차적 권리 보장을 강화하기로 했다.
법무부는 28일 이런 내용의 난민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우선 중대한 사정변경 없는 난민 재신청이 제한된다. 지금은 불인정 결정을 받은 난민 신청자가 중대한 사정 변경이 없어도 난민 신청을 다시 할 수 있어 난민 재신청이 체류 연장의 방편으로 남용되기도 한다.
법이 개정되면 중대한 사정변경 없이 난민 신청을 다시 할 경우 14일 내 '난민인정 심사 부적격 결정'을 내려 난민 신청자의 자격을 인정하지 않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이의신청과 행정심판이 제한된다.
또 난민 신청 사유가 '난민법' 상 난민 정의에 명백히 해당하지 않으면 '명백히 이유 없는 신청'으로 명시해 불인정 결정하고, 이의신청을 해도 2개월 이내에 신속하게 심의·결정하기로 했다.
난민 신청자가 허가 없이 해외로 출국하면 난민 신청이나 이의신청을 철회한 것으로 간주하기로 했다.
허위 난민 신청 브로커를 처벌하기 위해 부정한 방법으로 난민 신청을 하도록 알선·권유하는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도 마련했다.
난민심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거점기관에서 난민 신청을 받고 심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지금은 소규모 지방 출입국이나 외국인 관서도 난민신청서를 받아 통·번역이나 심사 지연 등의 문제가 많았다.
앞으로는 법무부 장관이 지정하는 거점기관에서 난민 신청을 받아 신청 단계부터 전담 공무원이 담당하고 통·번역 지원도 받을 수 있게 했다.
난민 신청이나 이의 신청 때는 물론 결정 통지서 발급 시에도 통역을 제공하고, 면접 과정에서 만들어진 녹음자료의 열람과 복사를 허용해 난민 신청자의 절차적 권리를 보장하기로 했다.
또 난민 이의신청을 심의하는 난민위원회 위원을 종전 15명에서 최대 50명까지 확대하고, 심의 방식도 전원회의 방식에서 분과위원회 방식으로 개편하기로 했다.
위원을 대폭 늘리면 지역·종교·인권 등 다양한 분야의 민간 전문위원을 확충할 수 있어 복잡·다양해진 이의신청 사례를 전문적으로 심의할 수 있다. 또 분과위원회 심의 방식으로 개편하면 심의 횟수를 늘릴 수 있어 심의의 신속성과 효율성이 올라갈 것으로 법무부는 전망했다.
난민 인정자나 인도적체류자가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사회적응 상담과 취업 지원 등을 제공하고 인도적인 사유 등 특별한 필요성이 인정되면 난민 신청 후 6개월 이내라도 취업을 허가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법무부는 내년 2월 6일까지 입법예고 기간에 국민 여론을 충분히 수렴한 뒤 난민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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