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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내년초 상장 ‘로봇 휴보 아빠’의 꿈 “보스턴 다이내믹스 맞먹게 키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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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준호 KAIST 석좌교수 인터뷰

중앙일보

인간형 로봇 ‘휴보 아빠’로 불리는 오준호 KAIST 석좌교수가 대전 KAIST의 인간형 로봇연구소 휴보랩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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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준호(66) KAIST 석좌교수는 ‘휴보 아빠’로 불린다. 2002년 국내에선 최초, 세계에선 두 번째로 인간형 로봇 휴보를 탄생시킨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오 교수가 8년 전 창업한 벤처기업인 레인보우로보틱스는 내년 초 코스닥 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지난 18일 대전 KAIST의 휴보랩(인간형 로봇연구소)을 찾았다. 오 교수는 여전히 각종 로봇에 둘러싸여 연구하고 있었다.

Q : (교수에서) 은퇴한 것 아닌가.

A : “지난 3월부터 3년 계약 형태의 석좌교수로 지내고 있다. 제자를 가르치는 건 접었지만 산업통상자원부 프로젝트로 로봇 기능을 고도화하기 위한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이 로봇은 움직일 때 전기 모터가 아닌 유압(기름의 압력) 펌프를 이용한다. 뛰고 구르며 각종 재주를 부리는 미국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이 바로 유압식이다. 유압형은 큰 출력을 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사람의 근육을 모사하는데 가장 적합한 기술이기도 하다.”

Q : 휴보는 한때 세계가 주목하던 인간형 로봇이었다.

A : “연구는 계속하고 있다. 2015년 미국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주최한 로봇챌린지에서 DRC-휴보가 보스턴 다이내믹스 로봇을 모두 제치고 우승했다. 하지만 현재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기술 격차는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게 사실이다.”

Q : 앞으로 휴보와 휴보랩은 어떻게 되나.

A : “휴보랩은 후배 교수들이 이어간다. 지난해 3월 미국에서 4족(네 발) 보행로봇 치타를 연구하던 박해원 박사가 KAIST 교수로 임용됐다. 박 교수가 현재 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에서 로봇 인공지능을 연구한 황보제민 박사도 휴보랩에 합류했다. 휴보랩의 로봇연구는 계속 진화해 나갈 것이다. 휴보랩에는 현재 박사와 석사 과정 학생들이 각각 10명씩 있다.”

Q : 앞으로 계획은.

A : “교수로서 연구개발뿐 아니라 2012년 창업한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최고기술책임자(CTO)로 활동하고 있다. 휴보랩 박사 출신 네 명을 포함한 직원 45명이 근무한다. 흔히 로봇팔로 부르는 협동로봇과 인간형 로봇, 4족 로봇뿐 아니라 천체망원경 부품까지 생산하고 있다. 아직 적자를 면하지 못했고 수익을 내기 위해 협동로봇에 주력하고 있지만, 보스턴 다이내믹스에 맞먹는 토종 로봇기업으로 키울 계획이다. 지난 11월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Q : 당신이 생각하는 로봇의 미래는 뭔가.

A : “사실 인간형 로봇은 아직 판타지(공상)다. 상업용과는 거리가 멀다. 우주 탐사나 재난현장 투입 등 쓰임새가 제한적이다. 하지만 기술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측면이 있다. 그간 휴보를 발전시켜온 나의 고민이기도 하다. 사람들이 기대하는 로봇에는 크게 네 가지 영역이 있다. ▶자동차 공장 등의 산업로봇이나 협업로봇 ▶택배 상·하차 같은 단순노동이나 위험한 움직임을 대신하는 로봇 ▶로봇청소기나 페퍼(일본의 감정 인식 로봇) 같은 소셜로봇(사람과 교감하고 상호 작용하는 로봇) ▶(의료용) 수술이나 무기에 쓰는 전문로봇이다. 다 필요하긴 하지만 나는 사실 소셜로봇엔 관심이 없다.”

대전=최준호 과학·미래 전문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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