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도 폐업땐 실업급여… 2025년 고용보험 2100만명 [전국민 고용보험 로드맵]

사업주에서 일하는 사람 중심으로
근로시간대신 합산소득 기준 납부
특고·배달기사·자영업 순차 적용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2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전 국민 고용보험 로드맵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2025년까지 기존 임금근로자에 이어 '예술인→특수고용노동자·플랫폼종사자→자영업자'로 고용보험을 확대해 전국민 고용보험 시대를 연다. 고용보험 가입자 수도 2021년 1500만명, 2022년 1700만명, 2025년 2100만명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고용보험 납부는 기존 '사업주 신고'와 '근로시간' 기준 방식에서 '일하는 개인'과 '합산소득' 기반으로 바뀐다. 고용노동부와 국세청은 정확한 소득파악을 위해 실시간으로 소득정보를 공유하고 조세와 사회보험 간 행정절차도 통합할 계획이다.

■특고→플랫폼노동자→자영업자

정부는 23일 제23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전국민 고용보험 로드맵'을 확정해 발표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일정 소득 이상의 모든 취업자에 대해 소득정보를 기반으로 단계적 적용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고정된 사업장을 넘어 '일하는 사람' 중심으로 사회보험 체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용보험은 1995년 도입된 이후 1998년과 2009년 경제위기 당시 실업급여를 제공해 사회안전망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상용직(정규직) 위주로 보험료를 납부하고 혜택을 받아 비정규직, 특수고용노동자, 플래폼노동자 등 최근 등장한 근로자들은 사각지대에 있었다.

현재 우리나라 근로자는 대략 상용직 1300만명, 임시·일용 625만명, 예술인 7만명, 특고 120만명, 플랫폼 종사자 50만명, 자영업자 380만명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기준 고용보험 가입자는 1367만명으로 전체 취업자(2715만명)의 절반가량이다. 정부는 향후 예술인과 특고 14개 직종, 플랫폼 종사자, 자영업자, 임시·일용직 근로자 등 733만명을 대상으로 고용보험을 확대할 계획이다.

■바뀐 노동환경 반영

전국민 고용보험 로드맵은 코로나19로 인한 고용안전망 부재와 플랫폼 노동자 출현 등 노동환경 변화에 따른 것이다.

과거에는 근로자·자영업자 등 이분법으로 구분이 어느 정도 가능했지만 현재는 2개 이상 일자리를 갖거나 근로자와 자영업자, 특고를 오가는 등 근로형태와 이동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현재 예술인에게는 올 12월 10일부터 고용보험이 적용되고 있다. 특고직과 플랫폼 종사자는 내년 7월부터 산재보험 적용이 되는 14개 직종을 우선 적용하고, 향후 더 확대할 계획이다.

근로형태에 따라 소득신고 방식은 다양하다. 예를 들어 보험설계사, 학습지 교사는 사업주가 매월 소득을 원청징수한다. 화물차주나 택배기사 등은 사업자등록을 하고 본인이 신고한다.

소득누락을 방지하기 위해 고용부는 2022년 7월까지 소득정보를 즉시 공유할 수 있는 통합 전산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

■자영업, 2022년 단계별 적용방안

자영업자의 경우 현재 원하는 사람이 신청하고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임의가입 방식이 있지만 실효성이 떨어지는 만큼 향후 사회적 대화를 통해 고용보험 적용방안을 수립한다.

자영업자의 경우 소득신고를 기피하거나, 과도한 고용보험 혜택이 있을 경우 매출 감소가 발생할 때 자발적 실업상태에 놓일 수 있는 문제 등이 있다.

이에 정부는 내년 상반기부터 당사자, 관계부처 및 전문가가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기구를 통해 가입방식과 적용시기, 운영방안 등을 논의하고 2022년 단계별 적용방안을 추후 발표할 계획이다.

이 밖에 건설업 같은 임시·일용직 등 적용대상에서 누락된 근로자도 적극 발굴, 고용보험에 편입할 계획이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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