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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의 역설이란 말이 있다. 필요에 따라 산불이 나야 생태계가 건강해질 수 있다."
유료방송 규제 혁신과 함께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성장을 위한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지상파 등 레거시 미디어에 대한 지원도 요구됐다. 미디어가 '공정'과 '혁신'을 모두 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권오상 미디어미래연구 센터장은 22일 온라인으로 열린 '제22회 미디어리더스포럼'에 주제 발표자로 나서 "미디어 트렌드가 공정에서 혁신으로 변화하는 가운데 OTT 등 새로운 미디어에 대한 정부의 정책 방향도 민간의 혁신을 유도하는 'Wait and see’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초고속인터넷 도입 때와 비교하며 OTT에 대한 정부 개입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권 센터장은 "미디어 주 이용층인 2040 MZ세대는 선진국 문턱에서 태어나고 자라왔다"며 "이들이 누려온 기존의 것들을 초월하기 위해선 더 큰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지상파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는 미디어 생태계에서 콘텐츠 생산원으로서 필수 요소라고 덧붙였다. 그는 "과거 KBS 드라마 '겨울연가'가 일본에서 '겨울소나타'라는 제목으로 K-콘텐츠 붐을 일으켰던 만큼 콘텐츠 경쟁력을 위해 레거시 미디어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상파에 대해 보편적 디지털 복지를 위한 필수재라고도 했다.
이어 노창희 부센터장은 '유료방송 규제 혁신을 위한 개선 방향'을 주제로 현재 유료방송 정책과 시장 변화의 괴리, 규제 체계, 구조적 문제점 등을 다뤘다.
노 부센터장은 "유료방송 사업자에 적용되는 규제를 유연화해 그들의 자율성을 높이고, 사전규제를 최소화해 새로운 시도와 투자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며 "정책 기조에 부합하는 법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료방송 사업자들이 설비투자보다는 콘텐츠, 데이터 활용 등에 더 신경 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며 "방송법을 고치는 것은 어려우니 서비스.상품 구성에 있어 OTT만큼 자율성을 담보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인가제인 요금제 편성도 신고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코로나19 영향으로 OTT 가입자가 급속도로 늘어나는 가운데 레거시 미디어와 유료방송에 대한 성장 한계와 방향성 등을 말하기 전에 규제 혁신부터 이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OTT 거버넌스 문제 해결이 화두였다. 정인숙 가천대 교수는 "미디어 생태계 전체를 아우르는 컨트롤타워가 보이지 않는다"며 "미디어 시장 생존 방안을 'Watch and support' 할 수 있도록 정부 부처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 6월 범부처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발전 방안을 마련한 뒤 진행 상황을 알 수 없고, 8월에 만들겠다고 한 OTT 협의체도 소식이 없다"며 "정부가 부처 이기주의를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세경 중소기업연구원 박사는 "규제 완화 밖에서도 생태계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며 접근방식을 달리했다. 그는 "통신사업자들이 유료방송 사업자가 된 상황에서 혁신 없이 규모의 경제와 끼워팔기만 하고 있다"며 "그들이 어떻게 혁신하도록 할 것인지에 대한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플랫폼보다는 우리가 더 강점이 있는 콘텐츠를 어떻게 잘 만들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정부 부처가 합의해서 거버넌스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전했다.
노경조 기자 felizkj@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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