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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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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림길 선 車산업]코로나 속 생산·수출 급감 더블 악재…내수 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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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생산량 350만대 선 그쳐..금융위기때나 볼 법한 수치

수출은 20% 감소..내수는 사상 최대 '신차+개소세 효과'

내년 수출↑, 내수↓ 전망..신차 7종 고급·전기차 위주 볼륨↓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한국 자동차 산업이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생산 및 수출 감소와 고질병인 노사관계 악화로 인한 부분파업 탓에 ‘생산절벽’ 위기에 내몰렸다. 2015년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국내 자동차 생산은 올해 350만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던 2009년 이후 11년 만에 최저 기록이다. 작년 국내 자동차 산업의 ‘생존 마지노선’인 연간 400만대 생산이 무너지면서 ‘바닥’일 것이라는 예상을 뒤집고 올해 더 깊은 수렁에 빠진 것이다. 벼랑 끝에 선 국내 자동차 산업은 미래 자동차 시대로 전환을 준비하는 시기에 생존 위기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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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생산·수출 감소 ‘더블’ 악재…내수는 선방

22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국내 자동차 생산(350만대) 가운데 수출은 191만대로 전년 대비 20.7%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11년에 역대 최대인 465만대를 생산했던 것과 비교하면 100만대 가까이 감소한 수치다. 실제 올해 1~11월 수출은 171만4702대로 전년 동기 대비 21.9% 감소했다. 연간 수출 200만대 선이 무너진 것. 하반기 들어 글로벌 수요가 회복되면서 7~11월에 평균 약 5%로 감소세가 둔화했지만, 상반기 4~6월에 약 40~60% 급감한 영향이 컸다. 이는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급격히 위축된 탓이다. 올 상반기 전 세계 자동차 수요는 27.7% 줄었으며, 연간 16.2%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수출 급감 등 불황 속에서도 내수는 선방했다. 올해 국내 자동차 내수 규모(수입차 포함)는 191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산차 161만대, 수입차 29만대로 각각 전년 대비 6.0%, 6.7%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는 줄어든 수출을 내수로 전환해 ‘이 없으면 잇몸’으로 버티는 전략을 구사했다. 완성차 업체별로 내수 물량을 상반기에 49%까지 확대했다. 작년 전체 판매 중 내수 비중은 39%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0%포인트 늘렸다.

국내 자동차 산업은 생산과 수출이 급감하는 ‘더블’ 악재를 겪었지만,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던 코로나19라는 최악의 상황 속에서도 성공적인 방역으로 해외 경쟁국과 비교해 공장은 원활하게 돌아가 내수를 뒷받침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자동차 생산국 순위는 작년 7위에서 5위(1~10월 기준)로 올라섰다.

이러한 성과는 정부와 완성차 업체가 내수 활성화에 전력을 다한 덕분이라는 평가다. 업체의 신차 출시 효과가 끌고, 개별소비세 인하 등 정부의 정책이 밀면서 올해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국내 자동차 생산과 수출과 달리 내수는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 실제 개소세 인하 정책 시행 전인 1~2월 내수는 16.9% 큰 폭으로 감소했는데 개소세 70% 인하 기간(3~6월) 15.9%로 증가했고, 30% 인하 시행(7~12월) 이후에도 평균 5% 내외 증가세를 유지했다. 업체별로는 신차출시가 늦었던 쌍용차(-18.3%)를 제외한 현대차(6.1%), 기아차(6.5%), 한국지엠(8.9%), 르노삼성차(14.4%) 등 나머지 4개사는 공격적인 신차 출시로 모두 전년 대비 성장세를 기록했다.

내수(승용차 판매 기준)에서 현대차 그랜저는 4년 연속 국내 판매 1위 기록을 이어갔고, 기아차는 작년 말 출시한 신형 K5가 2위로 약진했다. 차종별로는 중형과 대형, SUV, RV 모델은 전년대비 성장했으며, 친환경차는 15만대를 넘어서며 사상 최대 판매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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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수출 선적 부두(사진=이데일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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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자동차 수출 회복, 내수는 감소”


내년 국내 자동차 시장은 올해와 달리 수출과 내수 성적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수요 회복세와 수출 급감의 기저효과로 내년 자동차 수출은 234만대로 22.9% 증가하는 반면, 내수는 정부의 지원책과 업체의 신차 출시가 올해에 비해 상대적으로 줄어 182만대로 4.4% 감소할 전망이다. 국산차는 5.4% 감소한 152만대, 수입차는 1.5% 증가한 30만대를 예상했다.

조창성 KAMA 조사연구실장은 “수출은 글로벌 수요 회복세와 수출 급감의 기저효과, 국산차의 상품 경쟁력 제고, 코로나19 사태 안정화로 수출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금액 기준으로는 전기동력차와 SUV, 고급차의 비중 증가로 대수 증가율을 웃도는 24.7%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해 실적호조에 따른 역기저 효과와 정부의 내수활성화 지원책 약화, 신차 출시 효과 약화, 소비 여력 약화는 내수 감소 요인”이라고 했다.

실제 내년 국내경기 회복세에도 소비 여력 회복지연과 정부 지원책 및 업계 신차출시가 상대적으로 약화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정부 지원책은 노후차 교체지원과 개소세 인하 70~30% 수준이었지만, 내년은 개소세 인하 30% 지원에 그친다. 올해 완성차업계는 아반떼, 카니발 등 총 9종의 볼륨 모델을 출시했지만, 내년은 7종으로 줄고 종류도 고급차와 전기차로 판매량 확대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 실장은 “수출의 본격 회복을 대비해 생산유연성 제고를 위한 노사관계 안정화와 노동법제 개선이 필요하다”며 “국내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해 노후차(10년 이상) 교체지원 프로그램을 재시행하고, 개소세 인하율을 70%까지 확대하고 중장기적으로 폐지도 검토해야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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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호성 기아차 사장이 오는 2027년까지 출시할 전용 전기차 7개 모델 라인업의 스케치 이미지를 설명하고 있다.(사진=기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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