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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P] 국민의힘·안철수 `야권 단일후보` 3가지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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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후 '야권 연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보수·중도 야권이 뭉쳐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문제는 방식이다. 어떻게 후보 단일화를 이룰 것인가를 놓고 신경전이다.

시나리오는 3가지다. 국민의힘이 후보를 뽑은 후 막판에 당 밖 안철수 대표 등과 단일화를 추진하는 '순차 경선' 방식, 당 밖 ‘빅텐트' 아래 야권 후보가 모두 모여 경선을 벌이는 '통합 경선' 방식, 모든 주자들이 국민의힘으로 안에서 경쟁하는 '내부 경선'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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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선언했다.[사진=김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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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1 : 2011년 박영선·박원순 모델

안 대표는 지난 20일 후보 단일화 방안을 묻자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공정 경쟁만 된다면 어떤 방식도 좋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안 대표가 국민의힘 당내 경선을 통과한 후보와 마지막으로 겨루는 '순차 경선' 방식을 선호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른바 '박영선·박원순 단일화 모델'이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박원순 시민 후보는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한 박영선 후보와 최종 경선을 벌인 바 있다.

이 같은 방식을 택할 경우 안 대표는 막판까지 당 대표로서 입지를 지킬 수 있다. 의석수가 3석으로 적어 흡수 통합을 우려하는 국민의당 입장에서도 당 대 당 경선 모양새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안 대표는 지난 21일 '범야권 연립 지방정부'에 대해 거론했다. 연립을 강조한 것은 당 대 당으로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순차 경선은 이슈 몰이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초선·부산 남갑)은 "마지막에 박영선·박원순 모델로 단일화를 하면 모든 관심이 야권에 쏠릴 수 있다"며 "2011년에도 단일화 이슈 때문에 우리 후보가 상대적으로 관심을 못 받았다"고 말했다. 한 재선 의원도 "1차로 당원의 의사가 반영된 후보를 뽑고, 2차로 당 밖 인사까지 포함해 국민 경선을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나리오2 : 처음부터 같은 링 위에서 경쟁

또 다른 단일화 방법으로는 '통합 경선'이 있다. 처음부터 모든 야권 후보가 당 밖의 링 위에서 경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원샷 경선'으로도 불린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3선·부산 해운대갑)은 "통합 경선이 가장 합리적"이라며 "우리 당 경선이 흥행을 한다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마디로 후보 단일화를 예측 가능하게 하기 위해선 처음부터 라운드를 같이 꾸리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당 밖에 경선기구를 만들자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건 부차적"이라며 "경선 룰이 중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신환 전 의원 역시 "안철수, 금태섭 그리고 국민의힘 모든 후보들이 문재인 정권 심판을 위해 함께 용광로 속으로 뛰어드는 범야권 원샷 경선, 공동 경선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는 전화 통화에서 "각 당이 후보를 정한 후에 단일화를 한다고 밀고 당기면 시너지가 나지 않는다. 자칫 밥그릇 싸움으로 보일 수 있다"며 "불확실성을 걷어내고 UFC처럼 맨몸으로 부닥치는 게 상책"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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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김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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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3 : 국민의힘 입당, 그리고 경선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안 대표에 대해 "야권 후보 중 한 명"이라며 특별대우를 할 생각이 없음을 내비쳤다. 비대위원 대다수도 "제1야당인 국민의힘 내부로 들어와 경선을 치르면 된다"고 입을 모았다. 섣불리 단일화를 거론했다가 당내 후보 입지를 좁힐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장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이번에도 경선 없이 쉽게 가고 싶어하는 '꽃철수'는 안된다"며 "야권 단일 후보가 되고 싶으면 국민의힘에 입당해서 공정하게 경선을 치르는 게 정도다. 국민의힘 후보가 정해진 후 단일화를 하겠다는 건 우리 지지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밝혔다.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언급되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 역시 "안 대표의 보선 참여가 야권 단결의 시발점이 되길 바란다"면서도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야권 대통합의 큰 밑그림이 마련돼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야권 연대의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는 입장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는 후보 선정 과정에서 당원 투표를 반영하는 안을 이미 마련했다. 예비경선은 100% 여론조사로 뽑지만, 본경선은 80% 여론조사와 20% 당원 투표로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안 대표로선 국민의힘 당원 투표가 불리할 수밖에 없다. 이에 안 대표 최측근인 국민의당 의원들은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에는 사실상 선을 긋고 있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최근 라디오 방송에서 "통합과 입당을 해서 단일화를 하는 방법은 서울 시민 인식에 비춰 잘하는 선택은 아닌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태규 사무총장도 "국민의힘 입장에서 '우리 경선에 들어오라'고 얘기할 수는 있지만, 이를 또 다른 기득권을 유지하려고 하는 관점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고 일축했다.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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