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문화
올해 들어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책을 잇달아 출간한 강준만 전북대 교수가 '진보는 어떻게 독선과 오만의 수렁에 빠졌는가'란 관점에서 또 한 번 문제를 제기한다.
저자는 "더불어민주당은 '싸가지 없는 정치'를 버리지 않았음에도 집권에 성공했다"며 "중요한 건 민주당 집권 이후 '싸가지 없는 정치'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민주당은 물론 우리 사회가 큰 위기에 처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는 사실"이라고 주장한다.
이어 "물론 보수 세력이 워낙 한심한 수준이기에 재집권에 성공할 가능성도 높지만, 나라의 장래를 생각한다면, 이는 우리 모두를 패자로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저자는 싸가지란 단지 '예의범절'을 말하는 게 아니라 싸가지 없음이 오만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강조한다. 상대에 대한 존중이 없는 오만한 자세로는 정상적인 정치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조 바이든이 미국 대선 승리 선언 연설에서 "상대방을 적으로 취급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 그들은 우리의 적이 아니라 미국인이다"라고 말했듯, 저자는 문 정권이 정치를 '적을 타도하는 전쟁'으로 이해하는 기존의 정치관을 버려야 한다고 촉구한다.
아울러 '증오'를 '정의'로 착각하는 구태에서 벗어나 '대화와 타협을 하는 정치'로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한다.
인물과사상사. 412쪽. 1만8천원.
▲ = 배리 글래스너 지음. 윤영삼 옮김
20세기 말 미국 정치권과 언론 등이 대중의 공포를 유발하는 실상을 고발한 책이 20년 만에 다시 나왔다.
미국 루이스앤클라크칼리지 사회학과 교수인 저자는 21세기를 맞았지만, 지난 20년 동안 미국 사회에서 가 사라지기는커녕 오히려 새로운 공포들이 등장했다고 말한다.
저자는 언론, 정치인, 압력 단체, 광고 회사들은 표심, 시청률, 기금, 이익을 얻기 위해 위험들을 계속 부풀리고 퍼뜨린다고 지적한다.
21세기에 공포를 퍼트리는 전략도 예전과 똑같다고 강조한다. 반복하고 호도하고 개별 사고를 모아 사회적 흐름으로 부풀리는 것과 같은 오래된 기법을 쓴다는 것이다.
저자는 9.11 테러가 또 일어날 수 있다면서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 조지 W. 부시 대통령에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테러, 범죄, 이민자, 무슬림 등에 대한 공포를 하나하나 팔러 다녔다고 비판하며 이런 공포 행상들이 만들어내는 가짜뉴스와 공포심에 휩쓸려 어마어마한 돈과 인력이 낭비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라이스메이커. 508쪽. 1만8천원.
justdu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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