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속에 숨겨진 조선 역사·그들은 왜 순국해야 했는가
종교는 인류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왔다. 비교종교학자인 저자는 역사적으로 봤을 때 인간이 저지른 최악의 행동들이 종교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한다. 종교가 타락하면 그 어느 것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책은 주요 종교에서 나타나는 타락 현상의 징후를 다섯 가지로 정리해 들려준다. 자신들만이 절대적 진리를 알고 있다고 주장하고, 의문을 억누른 채 맹목적인 복종을 요구한다. 또 이상적 시대를 편협하게 정의하고, 숭고한 목적만 강조하면서 모든 수단을 정당화한다. 마지막으로, 이기적인 명분으로 전쟁을 '거룩하다'고 선포한다는 거다.
저자는 "우리는 공개적인 자리에서 종교와 정치를 논하는 것이 예의에 어긋난다고 배웠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을 빨리 버려야 한다"며 자기비판적인 의식, 타인에 열린 마음을 갖는다면 건강한 미래를 일궈나갈 수 있다고 말한다.
현암사. 400쪽. 1만7천원.
▲ 그림 속에 숨겨진 조선 역사 = 홍순대 지음.
조선이 개창한 고려 말부터 일제 치하로 넘어가는 구한말까지의 시대사를 그림을 통해 보여준다. 이 책에서 그림은 단순히 역사를 설명하는 수단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역사적 사실을 살피고 새롭게 인식하게 한다. 초상화, 산수화, 풍속화 등 각 시대가 남긴 그림들을 들여다보며 그 역사적 사건은 물론 그 이면에 숨은 진실을 들춰낸다.
책에서 펼쳐지는 그림 이야기는 모두 다섯 가지다. 첫 번째 이야기는 미륵불 현신을 기원하며 새로운 세상을 꿈꿨던 이성계의 조선 개창에 관한 것이고, 두 번째 이야기는 권력욕에 눈이 먼 수양대군에 의해 짧게 생을 마감한 안평대군과 그가 아꼈던 화가 안견의 일화로 '몽유도원도'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이와 함께 조선후기의 풍속화로 당시 백성들의 삶을 들여다보게 하는 단원 김홍도의 이야기, 쓸쓸함을 넘어 스산함이 느껴지는 그림으로 화가의 복잡한 속내를 읽게 하는 추사 김정희의 이야기, 구한말 일제에 나라를 빼앗기자 조선 최후의 선비를 자처하며 자결한 매천 황현의 이야기도 들어볼 수 있다.
인문서원. 340쪽. 2만원.
▲ 그들은 왜 순국해야 했는가 = 최병효 지음.
1983년 10월 9일, 전두환 대통령의 버마(현재의 미얀마) 국빈방문을 수행한 17명이 아웅산 묘소 참배 중 사망한 사건에 대한 기록을 담았다. 책은 이 사건에 대해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았던 전두환의 버마 방문 지시에 관한 구체적 내용과 함께 왜 우리 경호당국이 아웅산 묘소에 대한 사전 점검을 하지 않았는지 등에 대해 들려준다
저자는 당시 외무부의 서남아지역 담당 서기관으로서 버마 순방과 관련해 처음부터 끝까지 실무를 맡았다. 그는 잘못된 정치적 리더십에 의한 탐욕과 소모적 외교전쟁이 국익이라는 미명 아래 일상적으로 수행돼서는 안 되고 그 과정에서 무고한 순국자가 더 이상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책을 집필했다고 밝힌다.
박영사. 448쪽. 2만1천600원.
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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