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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EU 브렉시트 막판 협상, '어업권'걸림돌에 결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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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합의 못해 EU와 자유무역협정 없이 떠나야

"수십만 명 일자리가 작은 어업권조항으로 결렬"

뉴시스

[브뤼셀=AP/뉴시스] 필 호건 유럽연합(EU) 통상담당집행위원은 29일(현지시간) 영국이 최근 1~2주에서야 제대로 된 이슈를 논의하기 시작했다"며 볼멘소리를 내놨다. 사진은 지난 1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호건(왼쪽) 위원.202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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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차미례 기자 = 영국과 유럽연합(EU)가 이미 여러 차례 시한을 넘긴 브렉시트의 막판 협상을 12월 20일(현지시간)에도 하루 종일 벌였지만 결국 브렉시트 전환기가 끝나는 31일을 앞두고 어업권 문제를 두고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해 협상은 결렬 되었다고 AP통신과 국내 매체들이 전했다.

영국은 공식적으로 지난 1월 31일 EU를 탈퇴했지만 전환기 동안 EU와 기존 관계를 유지하며 미래관계를 협상해왔는데 20일에도 합의를 도출하지 못해 새해부터 일어날 경제적 혼란과 값비싼 손해의 충격을 줄일 방법을 찾지 못하고 말았다.

유럽의회는 20일까지 합의안을 도출해야 연내 비준이 가능하다고 촉구해왔다. 협상 결렬로 이제 영국은 EU와 자유무역협정 없이 EU를 떠나는 사실상 '노 딜'(합의 무산) 브렉시트를 해야 한다.

지난 4년 동안 영국과 유럽연합 27개국은 브렉시트 이후 문제를 두고 협상을 해오면서 온갖 악의와 원한에 찬 교전을 되풀이해왔다. 하지만 결국 수십만명의 일자리가 걸린 경제 전반의 협의에서 비교적 조그만 부분인 어업조업권이 다시 결렬의 쐐기를 박은 셈이 되었다.

미셸 바르니에 유럽연합 브렉시트 협상대표는 이 날 유럽연합 본부에서 회담을 마친 뒤 "우리는 그래도 계속 열심히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담 중에 보리스 존슨 영국총리는 총리실에서 "유럽연합측이 계속해서 우리 영국의 주권을 인정하지 않는 무리한 요구들을 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 영국법과 영해를 박탈하려는 협상 조건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바르니에 대표는 영국이나 EU가 모두 자국법이나 영해를 관장할 권한이 있음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면서 "그러나 우리 각자는 자국 이익이 걸린 문제에 대해서는 뭔가 (협상의) 행동을 취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런 험악한 설전으로 인해 양측이 20일 자정 전에 합의에 이르리라는 희망은 모두 물건너갔고 20일을 비준에 필요한 시한으로 설정한 유럽연합 의회는 연내 비준을 할 수 없게 되었다. 양측 협상대표들은 각자의 입장이 워낙 견고해서 주말 협상이나 최근 여러 차례의 회담에서도 조금도 진척이 불가능했다고 털어놓았다.

뉴시스

[런던=신화/뉴시스]1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국회의사당 밖에서 손팻말을 든 한 남성이 브렉시트 전환기 연장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영국 정부는 유럽연합(EU)에 올 12월 31일까지로 설정한 브렉시트 전환기를 연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월 31일 공식적으로 EU를 탈퇴한 영국은 12월 31일까지로 설정한 전환기 동안 EU와 현 관계를 유지하면서 무역 협정 등 미래 관계를 협상하고 있다. 2020.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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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정부의 고위관리는 AP통신에게 "양측이 하루종일 협상을 했고 내일도 계속할 것"이라면서 워낙 의견차이가 여전히 완강해서 협상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 의회의 브렉시트 관련 의원들은 월요일인 21일에 다시 회의를 열고 20일로 제시했던 최후 마감시한을 양측이 완전 무시한 데 대해서 다른 선택지가 있는지 논의할 예정이다. 이 처럼 데드라인을 설정했다가 넘긴 일은 처음이 아니다. 브렉시트 선언 이후 4년 동안 줄곧 계속되어왔던 일이다.

영국의 어업조업권에 대한 거의 신화적인 국민감정은 사실상 2016년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에서 찬성이 나온 핵심 부분이었다. 존슨 총리는 그 때문에 그동안 유럽국가들과 공동 소유했던 영국 영해를 온전히 영국 어선들만 조업하도록 원상복구하기 위해 분투해왔다.

하지만 유럽연합은 어차피 영국 근해의 해역은 수백년의 역사는 차치하고 최근 수십년 동안에도 유럽국가들과 공유해온 해역이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영국이 지나치게 어업권을 주장하고 이 곳을 독점하려 한다면 그 벌로 영국의 해산물 수출 주 시장인 유럽시장 진입시에 수입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주장이다.

이 문제로 교착상태에 빠진 협상은 양측이 그 동안 합의했던 수십만개의 일자리 보존과 경제적 손실방지를 위한 포괄적인 합의마저 무산시킬 위험에 놓여있다. 하지만 존슨총리로서는 한치도 양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총리실은 "우리는 영국민이 투표에 나섰던 이유인 국민의사를 기초로 협상을 올바르게 이끌어내야할 의무가 있다"고 밝히고 어업권 만큼은 온전히 되찾겠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이에 반해 유럽연합의 해안국가 관리들은 유럽연합측은 어업 쿼터 중 4분의 1 이상은 줄 수 없다는 입장인데도 영국이 브렉시트로 어업권을 완전히 되찾겠다고 고집하는 것이 협상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양측이 결국 협상없는 브렉시트에 돌입한다면 내년 부터는 새로운 관세의 부과 등 양측의 경제에 엄청난 혼란과 부담이 뒤따를 전망이어서, 어업조업권과 양측 기업들의 공정한 경쟁관계 보장이라는 남아 있는 과제를 어떤 식으로든 다시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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