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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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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윤석열 징계와 가짜뉴스-3] 헌법소원은 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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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 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징계가 현실화되면서 온갖 가짜뉴스가 횡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는 이른바 ‘법조기자’라는 명함을 가진 자가 쓴 정식기사 형태의 것도 빠지지 않는다.

전 세계 주요국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언론신뢰도가 수년째 꼴찌를 기록하고 있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방증하는 것 같아 가슴 아프고 부끄럽다. 무엇보다 황당했던 ‘가짜뉴스’를 꼽으라면 ‘없어질 법률로 윤석열을 징계한다’는 것과 ‘징계위원 명단을 공개하지 않으면 절차상 하자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아주경제에서는 현행 법률조항과 시행령 등을 꼼꼼히 뒤져 무엇이 진실인지 확인해 봤다.

아주경제

징계위원회 앞둔 윤석열 총장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를 하루 앞둔 9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차량을 타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주차장을 나서고 있다. 2020.12.9 ondol@yna.co.kr/2020-12-09 12:56:00/ <저작권자 ⓒ 1980-2020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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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소원은 묘수”

윤석열 총장은이지난 2일 ‘검사징계법’ 제5조 2항 규정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내자 몇몇 언론을 장식한 기사 제목이다.

해당조항은 검사 징계위원회 구성에 대한 것으로 법무부 장관이 지명하는 현직검사 2명과 법무부 장관이 지명하는 변호사, 법학교수,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 등을 징계위원에 선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윤 총장은 이 조항이 ‘검찰총장에게 적용되는 한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려달라고 헌법재판소에 청구를 했다.

윤 총장의 헌법소원 소식은 곧바로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일부 언론은 “윤 총장의 묘수”라고 찬양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헌법전문가들 중에는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이 적지 않다. 묘수는 고사하고 헌법소원이 가능한지도 의문이 있다는 지적이다.

고개 갸웃거리는 헌법학자들

헌법소원은 공권력 행사 혹은 불행사로 기본권이 침해된 개인이 헌법재판소에 구제를 청구하는 제도를 말한다(헌법재판소법 제68조 1항 '청구사유' 전단부). 침해는 현재진행형이어야 하는데 헌법재판소법에서 청구기간의 제한한 것 역시 '침해의 현재성' 때문이다.

침해의 정도도 단순한 손해를 넘어 기본권의 본질을 훼손할 정도로 심각해야 한다(헌법 재37조 2항 후단부).

이런 요건을 모두 채웠다고 해도 헌법소원을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헌법소원 외에 다른 구제절차가 없는 경우에라야 청구가 가능하다. 최고법원인 헌법재판소가 무분별한 소송의 접수처가 되는 것, 이른바 ‘남소’을 막기 위함이다.(헌법재판소법 재68조 '청구사유' 제1항 단서규정, 제72조 '사전심사' 제3항 1호 )

검찰총장은 직책이자 헌법기관이다. 공권력을 행사하는 기관이지 공권력으로 인해 기본권 침해를 받는 대상이 아니다. 설령 침해가 발생했다고 해도 그것은 검찰총장 권한의 문제이지 개인의 기본권이 아니다. 더구나 이번 헌법소원의 목적은 검찰총장의 직위를 유지하는 것인데 총장직이 ‘기본권’일 수는 없다. 차라리 권한쟁의 심판이 더 맞는 것일 수도 있다.

기본권 침해가 맞다고 해도 문제는 남는다. 윤 총장은 아직 ‘침해’를 받은 상태가 아니기 때문이다. 징계가 결정되야 침해가 발생하는 것인데, 발생하기도 전에 단지 ‘침해우려’가 있다는 가능성을 이유로 헌법소원을 낼 수는 없다.기본권의 본질을 침해해야

침해의 정도로 ‘기본권의 본질을 훼손할 정도’로 심각한 것인지도 의문이다. 부당할 수는 있지만 위헌에 이르렀는지는 분명하지 않고, 입법으로 해결할 문제이지 헌법재판을 할 문제는 아니지 않느냐는 지적도 가능하다.

‘사형제’와 ‘낙태죄’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헌재가 막상 위헌결정을 내리지 않는 이유도 ‘부당하지만 입법적으로 해결할 문제’라고 보기 때문이다.

게다가 윤 총장에게는 헌법재판소가 아니라도 구제방법이 널리고 널렸다. 당장 윤 총장은 행정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내 인용결정을 받아냈다. 굳이 헌재가 아니라도 침해를 구제받을 길은 많은셈이다.

헌재가 아니면 안되는 상황이어야 헌법소원를 낼 수 있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여기까지만 보더라도 윤 총장이 헌법소원을 낼 수 없을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백보 양보해 헌법소원이 가능하다치더라도 최소한 '묘수'는 아님 셈이다.

한편, 일부에서는 윤 총장의 위헌 주장 자체에 이미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한다. 헌법소원 대상조항이 단순 위헌이라는 게 아니라 ‘검찰총장에게 적용하는 한 위헌’이라 주장하기 때문이다.

특정한 경우에만 위헌이라는 주장을 ‘한정위헌’이라고 부르는데, 우리 사법부는 공식적으로 헌법재판소가 한정위헌결정을 내릴 수 없다고 본다. 한정위헌은 헌법해석이 아니라 사실상 법률해석으로 대법원의 권한이기 때문이다.

장용진 사회부 부장 ohngbear@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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