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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가 뉴질랜드 주재 한국대사관 소속 외교관에게 성추행 당한 피해자와 합의했다. 2017년 성추행 사건이 벌어진지 약 3년 만에 이뤄진 조치다.
외교부는 7일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주 뉴질랜드 한국대사관과 피해자가 ‘사인(私人) 중재’를 한 결과 우호적으로 상호 합의했다”고 밝혔다. 사인 중재는 뉴질랜드 노동법에 따라 피고용인이 고용주에게 위로금 등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피해자는 고용주인 대사관에 정신적 피해에 따른 치료비용 등을 요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비밀유지 서약에 따라 합의문을 비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피해자는 사직하기로 했다.
이로써 약 3년 동안 이어져온 외교부와 피해자 간 분쟁이 마무리됐다. 피해자는 2017년 11, 12월 뉴질랜드 주재 한국대사관에서 외교관 A 씨에게 성추행 당했다고 대사관에 알렸지만 적절한 구제 조치가 없었다면서 현지 언론을 통해 피해를 공론화했다. 특히 이 사건은 7월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사건 해결을 요청하는 등 외교 갈등으로까지 번졌다. 외교부는 “대처가 미흡했다”는 청와대 지적을 받고 나서야 본격적으로 구제에 착수했다. 한국 국가인권위원회도 9월 피해자의 진정을 받아들여 A 씨가 피해자에게 1200만 원을 지급하라고 권고했다.
다만 향후 A 씨와 피해자 간 민·형사 소송 가능성은 남아있다. 이번 합의는 고용주인 외교부와 피해자 간에 이뤄진 것으로 A 씨와 합의한 것은 아니다. 저신다 아던 총리는 지난달 중순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 외교관에 대한 인도 요청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지선기자 aurink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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